

세월의 무게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는 슬픈 소식이지만, 타이거즈의 '살아있는 레전드' 양현종(38) 역시 과거와 같은 '언터처블' 투구를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KIA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4연패에서 탈출, 45승 2무 39패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리그 순위 단독 4위다.
연패 탈출의 일등 공신. 바로 '백전노장' 양현종이었다. 그는 이날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선발 등판, 5이닝(총 69구)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를 펼치며 시즌 6승 달성에 성공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앞서 이틀 동안 경기를 보면서 정말 롯데 타자들의 컨디션과 감이 좋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맞춰서 준비했다. 피하기보다는 그래도 공격적으로 들어가야 인플레이 타구를 만든 뒤 아웃카운트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컨디션이 좋아 공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많은 이닝은 아니지만 5이닝을 무사히 잘 마치고 내려갈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범호 감독은 총력전을 선언했다. 이 감독은 "투수 코치와 상의했는데, (황)동하 역시 1회부터 대기할 것이다. 불펜도 1회부터 바로 대기를 시킬 생각이다. (양)현종이한테도 1회부터 베스트로(최선을 다해) 던져달라 했다. 만약 초반에 점수 차가 벌어지면 따라가기 힘드니까, 그렇게 준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여차하면 아무리 양현종이라고 할지라도 상황에 벌어지면 빼겠다는 의미였다.


양현종은 "사실 선발 당일에는 제가 좀 많이 예민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코치님 통해 꼭 전해달라고 한 부분이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고, 중간 투수들도 많이 쉬었기에 상황에 따라 일찍 교체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었다.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주셨다"고 전했다.
양현종은 전반기 총평에 관해 "많이 부족하죠"라면서 "옛날이야기를 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옛날에는 제가 한 게임을 좀 책임질 수 있는 그런 힘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힘이 없고, 항상 중간 투수들에게 부탁하는 입장에서 공을 던졌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올 시즌 전반기에도 보면 6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불펜 투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게 제 역할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저도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던 때가 있었는데…. 옛날 생각도 나고, 항상 그러는 것 같다. 더 많이 던지고 싶고, 그러면서 중간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그런 마음은 후반기는 물론, 유니폼을 벗는 그날까지 항상 갖고 있을 것 같다"며 진심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시즌 초반에 감독님께서 관리를 해주셨다. 체력적으로 힘든 건 전혀 없다. 그냥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지는 게 좋다. 재미있고, 지금 연차에도 항상 배우는 것 같다. 이날도 (곽)도규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밸런스가 진짜 좋다. 공을 이렇게 던져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냥 야구를 오래 하고 싶다. 이게 너무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하다. 더 많이 배우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 저도 제 몸을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대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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