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57)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전력강화위원 전체로 확대되면서 당초 외국인 감독들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배경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특히 박주호(39) 전 위원이 강하게 추천했던 제시 마시(53) 현 캐나다 국가대표팀 감독과 협상 결렬 과정이 경찰 조사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박주호 전 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감독 추천 과정과 선임 절차 전반을 조사했다. 경찰은 이 자리에서 외국인 감독들이 최종 후보에서 제외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고, 박주호 전 위원은 홍명보 전 감독이 선임되는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축구협회 전강위는 2년 전 새 사령탑 선임 작업 초기에 마시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올려두고 협상을 벌였다. 축구협회 수뇌부가 유럽 현지에서 마시 감독과 직접 만났고, 세부 조건 조율만 남겨둔 긍정적인 상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전강위 내부에서도 마시 감독의 전술적 역량과 확고한 철학에 대해 높은 평가가 주를 이뤘던 시기다.
그러나 협상은 '세금 및 연봉 문제'라는 암초를 만나며 급격히 얼어붙었다. 축구협회는 국내 세법상 외국인 거주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 협회 예산 범위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마시 감독과의 협상 결렬을 공식화했다. 이후 마시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전강위의 시선은 급격히 국내파 감독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경찰이 들여다보는 지점은 바로 이 협상이 결렬된 명분이다. 박주호 전 위원이 최근 참고인 조사에서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만큼 애초에 외국인 감독을 배제하기 위해 세금과 연봉 문제를 과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협상 결렬 통보가 전강위 워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되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자의적 판단으로 특정 국내 감독을 위한 길 닦아주기가 있었는지가 규명될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업무상 배임' 혐의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유력했던 외국인 후보를 재정적 이유로 쳐낸 뒤 그에 상응하거나 혹은 더 높은 비용을 들여 홍명보 전 감독을 선임했다면 협회의 예산 집행 과정에 하자가 있다는 의미다. 전강위 위원들의 잇따른 소환 조사는 그간 타임라인의 실체를 밝히는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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