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계 안팎에서 혼선 우려되자 대한축구협회가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의사 표명 안내를 급히 배포했다. 이번 조치는 박지성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현행 60일 이내 선거 규정의 한계를 지적하며 제도 개편을 예고한 지 단 하루 만에 나온 것이었기에, 일각에서는 협회가 기존 규정대로 선거를 강행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앞서 박지성 공동위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혁신위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현행 선거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한체육회는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선출 규정을 개정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며 "체육회와 협의해 이달 내로 예외 규정을 마련하고 기한을 연장해 제대로 된 선거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지성 위원장은 "어느 정도까지 기한을 두고 선임을 해야 한다기보다는 정말 적법하고 적절한 상황에서 올바른 선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좋은 회장을 뽑을 수 있다"면서 "지난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몽규 전 회장이 당선되던 시절의 제한적인 간선제에서 탈피해, 선수와 지도자를 아우르는 폭넓은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낸 뒤 신뢰받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위의 개혁 로드맵 발표 바로 다음 날인 14일, 대한축구협회가 임원 및 대의원들에게 전격적으로 후보자 등록의사 표명 안내를 돌리면서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해졌다.
정관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협회가 배포한 타임라인은 지난 7월 6일 정 전 회장의 사임에 맞춰 기존 정관을 기계적으로 대입한 일정이었다. 정관상 회장 사임 10일 이내인 7월 16일까지 선거에 나설 임직원의 등록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조항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다만 박 위원장이 기한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지난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치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에서, 협회가 현행 60일 타임라인에 맞춘 실무 행정을 즉각 개시하자 축구계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혁신위의 제도 개편 노력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기존의 선거 방식으로 새 회장을 서둘러 선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길 만한 상황이었다.

논란이 일자 협회는 14일 늦게 공식 입장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협회는 "혁신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제도 개편 및 개선 노력을 전향적인 자세로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실무 차원에서는 현재의 정관이 명시하고 있는 선거 타임라인에 따라 정몽규 회장 사임일의 다음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협회 임직원의 후보 등록의사 표명을 진행해야 하기에 이에 대한 안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절차적 문제 소지를 피하기 위한 협회의 통상적인 업무절차일뿐, 협회가 현 정관대로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필요한 오해에 대해 선을 그었다.
협회 측은 법적 분쟁이나 절차상 하자를 예방하기 위한 통상적인 행정적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혁신위가 공론화한 선거 제도 개선 방향과 협회의 기존 규정에 따른 행정 처리가 겹치면서 축구계의 불필요한 혼선과 우려를 낳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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