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박 10년이 걸렸다. 신지은(34·한화큐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은은 2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스코티시 여자 오픈(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신지은은 2위 김아림(7언더파 281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4억 4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서울에서 태어난 뒤 9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신지은은 2006년 US 걸스 주니어에서 13세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프로로 전향했다. '제니 신'으로 활약 중인 신지은은 2011년 LPGA 투어 데뷔 후 5년 만인 2016년 5월 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 10년 2개월이란 시간이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13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7위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인 동시에 유일한 '톱 10' 기록이었을 정도로 주목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단연 신지은이 주인공이었다. 나흘 내내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2017년 이미향, 2019년 허미정 이후 신지은이 한국 선수로는 3번째로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5타 차로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던 신지은은 최종 라운드에서 다소 주춤했다. 초반 파를 지키던 신지은은 6번 홀(파3)부터 3연속 타수를 잃었다. 2위에 2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다시 집중력을 높였고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12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더 줄였다.
경기 막판 김아림이 기세를 높였지만 신지은과 격차를 좁히기엔 너무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16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은 신지은은 김아림과 3타를 앞선 상황에서 18번 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섰다. 티샷이 빗나갔지만 당황하지 않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1타를 잃는데 그치며 여유롭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눈물을 보인 신지은은 "첫 우승 때는 우승이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았다. 제가 이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마치 우연히 이긴 것 같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우승은 완전히 다르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우승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이어 "어제만큼 긴장하지는 않았다"는 신지은은 "모든 걸 제대로 한 것 같은데, 지난 사흘처럼 샷이 잘 안 맞고 벙커나 수풀에 빠지는 바람에 재미가 없었다. 세 홀 연속 보기를 하니까 '이대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다. 하지만 끝까지 버텨낸 제 자신이 자랑스럽고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제 3번째 우승을 목표로 나선다. 신지은은 "다시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주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다"고 전했다.
신지은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6승을 거뒀다. 3월 이미향이 블루베이 LPGA에서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김효주가 파운더스컵과 포드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6월 유해란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에비앙 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를 연달아 제패한 데 이어 신지은이 10년 만에 감격의 정상에 올랐다.
김아림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4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보이며 최종 7언더파 281타로 신지은에 이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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