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결과까지 뒤흔든 판정 논란이 구단 관계자의 퇴장까지 이어졌다. 최근 심판진을 향한 축구 팬들과 현장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또다시 납득하기 어려운 사태가 터졌다.
수원 삼성은 1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20라운드 충북청주와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전반 두 골을 먼저 내주며 0-2로 밀렸지만, 헤이스의 연속 골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며 기세를 올렸다.
이날 경기 내내 판정을 둘러싼 답답한 흐름은 계속됐다. 수원의 헤이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경합을 벌이던 중 상대 팔꿈치에 턱을 가격당하는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음에도 비디오 판독(VAR)조차 거치지 않고 그대로 경기가 진행되면서 현장의 야유와 불만이 겹겹이 쌓여갔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기어이 인내심이 터졌다. 수원은 경기 막바지 두비츠카스의 헤더가 골망을 가르며 역전승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주심은 해당 장면에서 파울을 선언하며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승점 3점이 1점으로 바뀐 순간 수원의 선수들은 극도로 흥분하며 주심에게 다가가 강하게 항의했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남아 있던 수원 선수들은 다소 격양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헤이스가 다가서자 정호연이 이를 말리면서도 주심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손짓을 해 보였다.과 골키퍼 김준홍까지 주심을 향해 다가서자 경기장에 있던 구단 관계자가 몸으로 이를 막아서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정효 감독 역시 선수들을 벤치 쪽으로 불러 모으며 달래기에 나섰다.
특히 선수들이 더욱 격양된 데에는 주심뿐만 아니라 VAR실을 향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도입된 VAR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음에도 논란이 될만한 판정에 대해 온필드 리뷰 등 제대로 된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점에 강한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후 항의 과정에서 수원 박현빈은 비디오 판독을 뜻하는 제스처인 양손 검지로 네모 모양을 그려 보이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극도로 격양된 상태에서 주심에게 직접 이유를 들으려 하자,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직접 나섰다. 관계자는 선수와 주심을 분리한 뒤 주심에게 접근해 "이유라도 들어야 선수들에게 전달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상황 설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주심의 돌아온 반응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 주심은 "파울이라 골 취소를 했다"고 답한 뒤,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 이에 구단 프런트라고 신분을 밝히자마자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당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수들이 너무 흥분해 있어 일단 떼어놓았다. 심판도, 선수들도 흥분한 상태라 둘이 붙어 있으면 무슨 일이 날 것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가서 '무슨 일이냐, 선수들이 도저히 납득을 못 한다'고 물었더니 파울이라 골을 취소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당신은 누구냐'고 묻길래 '구단 관계자'라고 했더니 레드카드를 주고 들어가 버렸다"라며 허탈함을 숨기지 못했다. 또한 구단 차원 대응에 대해서는 "상황들에 대한 질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장 밖 역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판정에 분노한 수원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출입구를 막아서며 강력히 항의했다. 뉴스1에 따르면 현장에는 경찰 30여 명이 긴급 투입되는 등 소란이 이어졌고, 한두 시간이 지난 뒤 주심이 이미 다른 통로를 통해 귀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야 팬들은 해산했다.
최근 K리그를 비롯한 한국 축구계는 심판진을 향한 불신이 최악으로 치달아 있는 상태다. 불과 며칠 전 열린 국회 현안 청문회에서도 축구협회 심판 행정의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지난 3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월드컵에 170명의 심판이 갔는데 왜 한국은 한 명도 보내지 못했느냐"며 16년째 월드컵 심판을 배출하지 못하는 한국 심판진의 위상을 꼬집었다. 이에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우리나라 구조가 지면 심판을 욕하기 때문에 심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아 공분을 샀다.
뿐만 아니라 문 위원장은 특정 인사 배정 독점과 '셀프 배정' 등 심판 카르텔 의혹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 "아침부터 거기 끼지 마시고 좀"이라며 국회의원을 향해 안하무인 격 태도로 맞서 이재정 문체위원장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기도 했다.
국회 청문회에서 드러난 심판 수장의 자격 미달성 태도와 궤변에 이어, 필드 위에서는 소통조차 무시한 채 다짜고짜 퇴장을 명하는 어이없는 사태까지 되풀이되면서 심판계를 향한 축구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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