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각 구단이 영입한 새 외국인 선수 중에선 LG 트윈스의 카라스코(39)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제 1경기(8월 1일 두산 베어스전 7이닝 퍼펙트)를 봤지만 구위 자체가 아주 위력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제구력이 워낙 좋고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 투수답게 노련한 게임 운영이 돋보였다. 경험이 많다 보니 마운드 위에서 상대 타자들을 갖고 논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가운데로 오다가 뚝 떨어지는 커터나 슬라이더가 ABS존에서 빠지지 않게 제구가 잘 돼 타자들이 치기에 매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싱커는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 중 가장 좋아 보였다. 다만 타선이 좀더 세고 좌타자들이 강한 팀을 만나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카라스코의 투구를 보면서 국내 지도자들이 투수들에게 '게임 운영 능력'을 좀더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중고교 때나 프로에 와서도 투수코치나 감독들이 "힘을 모아라, 앞에서 던져라, 공을 이렇게 잡아라" 같은 얘기만 할뿐 훨씬 더 중요한 경기 운영 요령에 대해선 많이 가르치지 않는다. 필자도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후회가 남는다.
KBO리그에선 구위가 아주 세지는 않지만 게임 운영을 잘 하는 투수들로 류현진(39·한화 이글스)과 원태인(26·삼성 라이온즈), 소형준(25·KT 위즈)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엔 LG의 젊은 우완 불펜 투수 김진수(28)가 눈에 들어왔다. 커브만 크게 떨어질뿐 공의 위력은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다. 그러나 타자들과 승부뿐 아니라 상대의 작전 같은 것을 '알고 던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치나 포수의 사인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1루 견제도 적절하게 잘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자신이 갖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투수라는 느낌을 받았다. (2021 신인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김진수는 올 시즌 성적은 41경기 4승 3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중이다.)

볼이 빠른 것도 좋지만, 마운드 위에 있을 때 주자가 왔다갔다 하고 타자가 타석에 서고 하면 위력 있는 공을 살리지 못하는 투수들이 있다. 특히 강력한 볼을 갖고 있는 셋업맨이나 마무리 투수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팀들이 있다. 그럴 경우 5~6점 이상 크게 리드하지 않는다면 보는 사람들도 불안해진다. 또 투수가 시간을 너무 끌다 보니 팀 수비수들도 안정을 못 한다.
KT 위즈가 1위를 달리는 이유도 타선이 결정적인 찬스에서 터지기도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투수들이 잘 끊어주기 때문에 수비까지 잘 되는 것이라 본다.
앞으로 감독과 코치들이 투수들과 경기 운영과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 같은 팀의 경우 젊은 투수들이 힘 있는 공을 던지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그런 투수들에게 게임 운영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주기를 권하고 싶다.
/김인식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현 KBO 원로자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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