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년 만에 한화 이글스를 한국시리즈로 이끈 외국인 듀오가 떠나보냈고 타선을 강화했지만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투수가 있다. 아시아쿼터로 단돈 10만 달러(1억 4200만원)에 영입한 왕옌청(25)이다.
왕옌청은 21경기에서 110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4패, 평균자책점(ERA) 3.34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10승을 달성해 아시아쿼터 최초로 두 자릿수 승리를 작성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더불어 왕옌청은 임찬규(LG)와 함께 다승 공동 1위로도 올라섰다. ERA는 5위, 승률(0.714) 공동 4위, 이닝 6위 등 투수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33승을 합작한 외국인 듀오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앞세운 한화는 류현진, 문동주로 이어지는 최강 선발진을 구축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올 시즌 두 투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며 상황이 급변했다. 류현진이 건재하지만 오웬 화이트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5월 중순에야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윌켈 에르난데스는 3승 6패를 거두고 결국 교체됐다. 문동주는 어깨 관절 와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렇기에 10만 달러에 데려온 왕옌청에 대한 고마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한화다. 왕옌청은 올 시즌 10구단 선발 투수 중 제임스 네일(KIA)와 함께 가장 많은 21차례 선발 등판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7회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단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며 5회 이전에 강파도니 것도 3차례에 그칠 정도로 누구보다 꾸준히 마운드를 지킨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올 시즌 팀 ERA 4.74로 6위에 처져 있는데 선발은 왕옌청과 류현진, 화이트를 앞세워 4.26, 3위로 선방 중이지만 불펜은 5.29로 8위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선발진에 잦은 변화가 있었고 그로 인해 불펜 투수들에게 그대로 책임이 전가돼 부담이 컸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후반기 들어 선발진이 동반 부진에 빠지며 7승 9패 1무로 팀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맡아 4경기에서 3승을 따낸 왕옌청의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한화다.
왕옌청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왕옌청은 한화 구단 유튜브 채널 '이글스TV'를 통해 "한국 오기 전엔 그런 기록을 생각진 못했는데 그냥 '마운드에 올라가 내 공을 던지자'는 마음 뿐이었다. 결과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타이틀 욕심에 대해선 "승리가 저 혼자 잘 던진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야수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이고 그래서 개인 타이틀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팀원들과 다 함께 최선을 다해서 팀의 승리만 보겠다"고 전했다.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기게 된 왕옌청은 "훗날 '왕옌청은 언제든 믿을 수 있었지'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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