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이정범(28)이 이적 후 처음으로 1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KT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7번 지명타자로 이정범을 낙점했다. 앞선 주중 3연전 가운데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스윕 위기에 놓인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카드로 나선 셈이다. 이정범의 1군 선발 출전은 SSG 랜더스 소속이던 지난 5월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88일 만이다.
인천고 출신으로 2017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6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이정범은 퓨처스리그 통산 타율 0.315를 기록하며 정교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1군에 완벽히 자리 잡지 못했고, 지난 6월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방출 8일 만인 7월 7일 KT의 부름을 받아 등번호 0번을 달았고,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끝에 마침내 1군 콜업의 기쁨을 맛봤다.
퓨처스리그 39경기에서 타율 0.333(135타수 45안타)로 준수한 기록을 남기고 있고,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이 0.364에 달할 정도다. 이강철(60) KT 위즈 감독 역시 이정범에 대해 "2군에서 잘친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1군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아서 선발로 출전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정범은 "어제(19일) 잠들기 전에 매니저님 전화를 받고 1군 합류 소식을 들었다"며 "설레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잠은 푹 잘 잤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적 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낸 비결에 대해서는 '마음가짐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1군에 올라오면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컸던 것 같다"며 "KT에 와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타석에서 잡생각 없이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리자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선발 라인업 발표 후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잘해라"는 짧고 묵직한 덕담을 들었다는 이정범의 시선은 곧바로 이어질 친정팀 SSG와의 맞대결로도 향했다. KT는 21일부터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그는 "친정팀을 만나게 된다면 긴장도 되지만 무척 설렐 것 같다. 마침 내일부터 문학에서 경기하는데..."라며 묘한 기대감과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새 둥지 KT에 대한 적응도 이미 순조롭게 마쳤다. 이정범은 "처음 왔을 때 (류)현인이나 (권)동진이가 친구라 잘 챙겨줬다. 조대현 등 다른 동료들도 잘 챙겨줬다"며 "2군에서도 또래 선수들과 서로 물어보며 으샤으샤 힘을 낸 덕분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이정범은 KT 팬들을 향해 "아직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좋은 활약으로 팬분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며 "이번 원정뿐 아니라 수원 홈경기까지 계속해서 1군 엔트리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매 타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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