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력이었다. 한국 여자농구가 '아프리카 챔피언' 나이지리아를 완파하며 월드컵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아레나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99-81로 승리했다.
상대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FIBA 여자 아프로바스켓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초 5연패를 달성한 아프리카 최강팀이다.
하지만 한국만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한국은 지난 3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나이지리아를 77-60으로 제압한 데 이어 이번에도 18점 차 완승을 거두며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특히 공격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한국은 이날 무려 3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유기적인 공격을 펼쳤다. 2점슛 성공률은 53.7%, 3점슛 성공률도 50%에 달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 중인 박지현(LA 스파크스)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7점을 폭발시켰고, 주장 강이슬(우리은행)도 3점슛 6개를 터뜨리며 20점을 보탰다.
패한 나이지리아도 한국의 경기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지리아 매체 스포츠데이에 따르면 주장 에이미 오콩코는 경기 후 "힘든 경기였다. 한국은 정말 좋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공을 많이 움직이고 슛도 많이 던진다"며 "우리는 그런 부분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레나 와카마 나이지리아 감독 역시 한국을 높이 평가했다. 와카마 감독은 "한국은 규율이 잘 잡혀 있고 선수들끼리 굉장히 잘 연결돼 있다"며 "한국의 훈련을 직접 앉아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많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단순히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와카마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함께 플레이한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원하는 플레이를 굉장히 의도적으로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 팀을 상대로 수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거나 선수들끼리 소통이 되지 않는 날이라면 아주 긴 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에겐 긴 밤이 됐다. 한국은 3쿼터까지 68-62로 근소하게 앞서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4쿼터 들어 공격력을 폭발시켰다. 나이지리아가 19점을 넣는 동안 무려 31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승부처에서 박지현을 비롯해 강이슬, 최이샘, 이소희 등이 잇달아 외곽포를 터뜨리며 나이지리아 수비를 무너뜨렸다.
결국 한국은 핵심 센터 박지수(청주 KB)가 빠진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최강팀을 또 한 번 제압했다.
총 16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한다. 각 조 1위는 8강에 직행하고, 2위와 3위는 8강 진출전을 통해 토너먼트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조별리그 경쟁 상대 나이지리아를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3시45분 '우승 후보' 프랑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7일 오후 9시30분 헝가리와 3차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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