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던 신인 투수에게 다가가 "모자를 똑바로 고쳐 쓰라"며 황당한 훈계를 건넸던 메이저리그(MLB) 베테랑 심판이 결국 사무국의 질책을 받고 고개를 숙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신인 불펜 투수 한셀 린콘(24)에게 모자 착용 방식을 지적해 논란을 빚은 더그 에딩스(57) 주심이 MLB 사무국으로부터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세인트루이스의 경기 도중 발생했다. 6회초 1사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 린콘이 볼카운트 2-0을 만드는 순간, 에딩스 주심은 갑자기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포수 레오 베르날을 불러 세워 "투수에게 모자를 똑바로 쓰라고 전하라"고 지시했다. 린콘이 모자를 삐딱하게 썼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야구 규칙상 선수가 모자를 쓰는 방식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이에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빅리그에 갓 데뷔한 신인을 상대로 극단적이고 불필요하게 권한을 남용했다"며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경기 후 에딩스 주심은 "상대 타자가 린콘의 모자 착용 방식을 문제 삼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상대인 콜로라도 구단 관계자는 "어떤 타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반박해 거짓 해명 논란까지 번졌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나섰다. 심판에게 플레이 방해 요소를 통제할 재량권이 있다 하더라도, 이번 조치는 명백히 선을 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무국은 에딩스 주심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공식 경고했다.
사무국의 질책을 받은 에딩스 주심은 이튿날인 7일 경기 전 불펜으로 향하던 린콘을 그라운드에서 멈춰 세운 뒤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MLB 사무국 대변인은 "토요일 그라운드에서 이뤄진 더그의 사과 제스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스페인어를 주로 구사하는 린콘은 "영어를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심판이) 지난 일에 대해 미안해하는 눈치였고, 빅리그에서 행운을 빈다는 말을 들었다"며 "개인적인 감정은 없으며 경기의 일부로 넘기겠다"고 답했다.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미국 현지 팬들은 난리가 났다. 각종 SNS에 "심판이 권력에 취했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린콘은 6일 경기에도 모자를 비스듬히 쓴 채 등판했으며, 이날은 누구도 그의 모자를 지적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7일 경기를 앞두고 린콘을 산하 트리플A 멤피스 레드버즈로 옵션 이관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