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잡음 없이 준비한 대회가 있었나 싶네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선수 선발부터 소집, 그리고 출국까지 돌발 변수나 악재 없이 이례적으로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야구 국제대회 엔트리 구성에선 구단간 이해관계 때문에 다소의 의견 차이가 노출된 경우가 잦았다. KBO 관계자는 "과거에는 각 구단이 저마다 팀내 사정에 따라 불만을 드러내거나 수정을 요청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에서도 몇몇 구단에서는 희망하는 선수가 뽑히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항의를 하거나 팬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빚어질 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여기에는 허구연 KBO 총재가 강조하는 '공정'과 '팬 퍼스트'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허구연 총재는 "선수 선발에 관해선 류지현(55) 대표팀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에 전적으로 맡겼다"며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팬과 성적만을 위해 소신껏 뽑으라고 이야기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야구 관계자는 "KBO 총재 자리는 인사나 행정과 관련해 민원이나 청탁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허구연 총재는 그러한 특혜나 관행을 거부하고 능력만으로 사람을 가려 쓴다"고 평했다.
KBO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정규시즌 중 개최되는 점을 고려해 구단당 최소 1명, 최대 3명의 인원을 선발했다. 허 총재가 취임한 2022년 3월 이후 치러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적용된 원칙이다. 구단간 형평성에 신경을 써 각 팀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대표팀에 또 하나 고무적인 사실은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24명 중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선수의 부상 등 이런저런 이유로 뒤늦게 새로운 선수를 물색해 엔트리를 교체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류지현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류 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상무와 연습 경기를 마친 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최종 엔트리로 뽑았던 선수들 중 한 명의 교체 없이 왔다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변수와 잡음 없이 순조로운 과정을 거쳐 굉장히 좋은 상황"이라며 "소집 기간이 짧은 편이라 좀더 빨리 적응하기 위해 즐겁게 하자고 주문했는데 노시환(26·한화 이글스)이 주장 역할을 잘 해줘 밝은 분위기로 출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다시 대표팀에 뽑힌 투수 김진욱(24·롯데 자이언츠)도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줘 동료들과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도쿄 올림픽 때는 선수들간 나이 차이가 좀 크게 났었는데 지금은 또래들이 많다 보니 벽이 없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라며 "이기기 위해 모인 것이므로 이런 분위기를 잘 유지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준비는 끝났다. 류지현호는 최상의 분위기 속에 18일 결전지인 일본으로 출국했다. 오는 21~23일 예선(대만 홍콩 태국전)을 시작으로 25~26일 슈퍼라운드, 그리고 27일에는 메달 결정전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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