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야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5연패를 이룬 뒤 금의환향했다. 금메달을 기운을 얻고 돌아온 선수들이 가을 여정에 소속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감을 키운다.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두산 선수들이었다. 대표팀 1선발 곽빈은 대만과 첫 경기에서 6이닝 2볼넷 10탈삼진 노히트 피칭을 펼치며 대표팀에 대회 첫 승을 안겼고 일본과 결승전에서 다시 선발 등판해 6⅓이닝 111구 역투를 펼치며 4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다승 공동 1위 최민석 또한 홍콩전에서 2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쳤고 중국과 슈퍼라운드 경기에선 선발 등판해 7이닝 9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결승전을 앞두고 불펜 소모를 최소화시켜준 값진 호투였다.
타선에선 박준순이 단연 돋보였다. 6경기에서 타율 0.500(18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 출루율 0.550, 장타율 0.889, OPS(출루율+장타율) 1.439로 훨훨 날았다.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타점 2루타를 날렸고 태국전에서는 콜드게임 승리를 확정짓는 만루홈런을 날렸다. 박준순의 대표팀 첫 홈런이었다. 일본과 슈퍼라운드에서도 한국을 괴롭힌 히구치 신의 까다로운 공을 기술적으로 공략해 안타를 만들어냈고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상대로도 안타를 날리며 대회 전 경기 안타라는 진기록을 써냈다. 대표팀 내 안타 1위, 타점 2위, 득점 1위로 가장 빛난 타자였다.
곽빈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 1선발이라는 자리에 대해 "정말 부담이 많이 되는 자리"라면서 "이 부담감도 어떻게 보면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경기에 들어가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커졌고 이는 가을야구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곽빈은 그동안 가을야구에서 6경기 0승 3패, ERA 7.58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으나 극도의 중압감을 극복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가을야구에서도 곽빈을 달라지게 만들어줄 자양분이 될 것이다.
선두 KT 위즈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선발 투수 2명과 마무리 투수 없이 10경기를 치러 6승 3패 1무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팀 ERA는 4.70으로 아쉬웠다. 타선의 압도적 힘이 아니었다면 2위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가 더 줄었을 수 있다.
다만 소형준은 일본전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2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고 오원석은 2경기에 나서 5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했지만 대만과 일본전엔 등판하지 않았다. 마무리 박영현은 일본과 결승전에서 헹가래 투수가 됐으나 3경기에서 4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음에도 6개의 피안타, 1볼넷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가 1.75에 달했다.

시즌 막판 삼성이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피로도까지 쌓은 투수진이 팀에 확실한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KIA 타이거즈도 다소 걱정이 있다. 김도영이 이번 대회에서 6경기 타율 0.250(24타수 6안타) 4타점 5득점, 출루율 0.333, 장타율 0.333, OPS 0.666으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삼진을 8개나 당했을 정도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얼굴에 타구를 맞고 나선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리그에서 4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타자의 활약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주요 경기에서 출전이 적었지만 박재현이 5경기에 나서 태국전 그랜드슬램 포함 7타점으로 팀 최다 타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고 성영탁이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건 위안거리였다.
KT를 쫓고 있는 삼성은 골든보이들의 합류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자리를 비운 기간 4승 3패를 거두고 KT와 3경기 차를 유지했는데 KT와 막판 3경기 전에 최대한 격차를 좁혀야 하기 때문이다.

김지찬은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6경기에서 타율 0.294(17타수 5안타) 4타점 4득점을 올렸다. 이재현은 활용도가 적었지만 3경기에서 2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고 배찬승도 2경기에서 2이닝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4위 KIA로부터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는 LG 트윈스도 복귀 자원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대표팀 4번 타자 문보경은 6경기에서 타율 0.294(17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출루율 0.400, 장타율 0.529, OPS 0.929로 활약했다. 결승전에선 8회 쐐기 1타점 적시타까지 날렸다.
투수 김영우는 1⅔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하며 최근 리그 내에서 불안했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아시안게임과 리그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전반적인 선수들의 수준은 아시안게임에서 맞붙은 팀들이 훨씬 떨어지지만 긴장도의 차이가 있고 여러 환경적인 면에서도 크게 다르다. 같은 이닝을, 경기를 소화해도 피로감이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누가 더 빠르게 회복해 팀에 활약할지가 소속팀의 막판, 나아가 가을야구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이르면 29일부터 경기에 투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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