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나예 라미레스(43) 감독이 KB손해보험 스타즈 지휘봉을 잡자마자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5일 경기도 평택시 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출정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오늘(5일) 오는 길에도 코칭스태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웃사이드히터(OH) 포지션의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값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가진 선수가 코트 위에 뛸 것"이라며 "OH 포지션에서 모든 선수들이 거의 동일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 KB손해보험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예상되는 자리 역시 OH다. 지난 시즌까지 주축으로 뛰었던 임성진(27)이 군에 입대한 대신 황경민(30)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기에 나경복(32)과 홍상혁(28), 윤서진(21)이 있고 V리그 최초의 스리랑카 선수 타루샤 차메스(24·등록명 타루샤)까지 가세했다.
주전을 향한 각자의 이유도 분명하다. 나경복은 지난 시즌 무릎 부상 여파로 기대했던 경기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 비시즌 체중을 줄였고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개인 야간 운동과 러닝을 이어가며 반등을 준비했다.

홍상혁은 아예 몸부터 바꿨다. 2019~2020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입단한 그는 2023~2024시즌 35경기에서 306득점, 공격 성공률 49.91%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시즌에는 8경기 13세트 출전에 머물렀다.
절치부심한 홍상혁은 이번 비시즌에 8㎏을 감량했다. 스스로 약점으로 꼽았던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본 전지훈련에서는 팀 내 OH 가운데 폼이 가장 많이 올라온 선수 중 하나라는 평가도 받았다.
윤서진도 만만치 않다. 2023~2024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입단한 그는 올여름 생애 처음 성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며 성장의 계기를 만들었다. 대표팀을 다녀온 뒤 주변에서 "실력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에게도 "이제 배구를 알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새 얼굴 타루샤 역시 주전 후보 중 하나다. 195㎝의 신장과 탄력을 갖춘 스리랑카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로, 지난 7월 중앙아시아배구협회(CAVA) 챔피언스컵에서 베스트 윙 스파이커상을 받았다. 한국에 와서는 처음으로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경험하며 점프력과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닌 만큼 사령탑은 당장 한두 명을 주전으로 못 박을 생각이 없다. 선수의 현재 한계보다 잠재력을 보겠다는 생각이다. 긴 시즌 동안 모든 선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그때그때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라미레스 감독은 "사실 국가대표에서 KB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지금 시점에서) 특정 선수를 언급하긴 어려울 것 같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새로운 선수를 차출하고, 그 선수가 성장해 소속팀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모습을 KB손해보험에서도 똑같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새 사령탑이 요구하는 경쟁의 기준은 단순한 공격 성공률만도 아니다. 그가 만들고 싶은 배구를 얼마나 수행할 수 있느냐가 주전 경쟁의 또 다른 잣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단순히 빠른 배구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리시브가 흔들리고 세터가 네트에서 떨어진 공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격을 만들어내느냐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라미레스 감독은 "KB손해보험에는 빠르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선수들이 있다"면서도 "지금 내가 특히 발전시키고 싶은 것은 공이 네트에서 떨어졌을 때의 플레이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배구에서는 약 40% 정도의 플레이가 시스템 밖에서 이뤄진다"며 "물론 빠른 플레이도 발전시키고 싶지만 KB손해보험이 반격 상황과 하이볼 상황에서 더 좋은 팀이 되는 데 집중하고 싶다. 여기에 강한 서브를 더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