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DB에는 '빅3'만 있는 게 아니다. 프로 2년차 이유진이 개막전부터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사령탑도 그의 성장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었다.
DB는 4일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홈 경기에서 95-86으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DB는 이선 알바노와 헨리 엘런슨, 레이션 해먼즈로 이어지는 막강한 '빅3'를 구축했다. 시즌 전부터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7명이 DB를 우승후보로 꼽을 정도로 전력에 대한 평가가 높다.
하지만 개막전 승리를 만든 건 빅3 멤버들만이 아니었다.
'베테랑' 강상재는 3점슛 5개를 포함해 19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특히 DB가 추격부터 동점, 역전까지 만들어낸 3쿼터에 3점슛 3개를 꽂아 넣으며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2년차 이유진도 13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중요한 순간마다 과감하게 외곽포를 던졌고,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2m의 신장을 갖춘 이유진은 외곽슛을 비롯해 다양한 능력을 갖춘 유망주다.
개막전부터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기회가 찾아오자 주저하지 않았고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며 13점을 기록했다. 소노가 추격에 나설 때마다 외곽포로 흐름을 끊었다.
긴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긍정적인 신호다. 알바노와 엘런슨, 해먼즈 등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끄는 선수가 많은 DB에서 이유진까지 외곽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대 입장에서는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규섭 감독은 이유진에게 공격만 요구하지 않는다.
올 시즌 이유진에게 앞선에서 상대 가드를 압박하는 수비까지 맡기고 있다.
이유진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역할이다. 그는 "제가 앞선 수비를 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부분에서 많이 어려움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반복하면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고 있다. 이유진은 "계속하다 보니까 조금씩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이게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 조금씩 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에 나설 때 목표도 분명하다. 그는 "상대 가드가 최대한 어렵게 공격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파울이 나오지 않는 선에서 상대가 편하게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팀 내 선배들의 플레이도 좋은 교과서다. 이유진은 "이용우 형이나 이윤기 형은 상대 가드가 슛을 던지더라도 최대한 어렵게 던지도록 만드는 수비를 잘한다"며 "저도 그런 부분을 최대한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섭 감독도 이유진의 성장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 감독은 "프로에서는 시행착오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해내야 한다"며 "물론 부족한 부분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유진에게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단점은 상쇄할 수 있도록 팀 수비 시스템으로 보완해주려고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 감독은 "이유진과 김보배가 처음부터 팬이나 관계자들의 눈높이를 모두 맞추지는 못할 수 있다"면서도 "최대한 빠르게 리그에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역시 사령탑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감독님께서 가르쳐주시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독님께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개막전부터 득점력이 폭발했지만 이유진은 팀 플레이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팀에는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며 "저는 그렇게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다. 옆에서 도와주면서 제 찬스가 났을 때만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규섭 감독도 이유진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합격점을 줬다.
그는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2~3쿼터에 함께 뛰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이 본인의 것을 양보하고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선수들이 본인들의 노력으로 잘해준 것 같다. 감독으로서는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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