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의 개막 3연승이 더욱 놀라운 이유가 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홈 경기에서 82-81로 승리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삼성은 3쿼터까지 57-68, 11점 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마지막 4쿼터에만 25점을 몰아치며 대반격에 나섰다.
종료 21초를 남겨놓고 이재도에게 득점을 허용해 다시 79-81로 뒤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종료 6초 전 케렘 칸터가 역전 3점슛을 터뜨리면서 82-81로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은 마지막까지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개막 3연승을 완성했다. 삼성의 개막 3연승은 2003~2004시즌 이후 무려 23년 만이다.
최근 삼성의 성적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삼성은 2021~2022시즌부터 2025~2026시즌까지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매년 반등을 노렸지만 좀처럼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비시즌에는 반등을 위한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았다.
일단 주요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국가대표 센터 이원석과 가드 박승재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여기에 팀의 에이스 이대성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대성은 재활을 거쳐 시즌 중반쯤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식 감독도 앞서 팀 상황을 두고 "보강된 선수는 없고 오히려 거꾸로 3명이 빠져나간 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감독 선임 시기도 늦었다. 삼성은 지난 4월 김효범 전 감독과 결별했다. 이후 김상식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 7월이었다. 약 3개월이 지나서야 새로운 사령탑을 찾았다.
이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끝난 뒤였다. 김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직접 영입하고 자신의 구상에 맞춰 전력을 구성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삼성은 지난 시즌 수원 KT에서 뛰었던 데릭 윌리엄스를 영입하며 기존 케렘 칸터와 함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치는 듯했다.
윌리엄스는 2025~2026시즌 KT에서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7.8점 5.2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1년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라는 화려한 경력을 지닌 데다 공격력만큼은 이미 KBL 무대에서 증명한 선수였다.
삼성도 윌리엄스를 1옵션 외국인 선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입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윌리엄스가 팀을 떠났다. 삼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시 외국인 선수를 찾아야 했다.
결국 선택한 카드가 크리스 맥컬러였다.
맥컬러를 향해서는 기대와 함께 물음표도 따라붙었다. 이미 시즌 준비가 늦어진 상황에서 급하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다시 해야 했던 만큼 삼성으로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맥컬러도 힘을 보태고 있다. 소노전에서도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고르게 이어졌다. 칸터는 20점 11리바운드에 종료 6초 전 결승 3점슛까지 터뜨렸고, 한호빈은 15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공격을 조율했다.
'2년차' 이규태도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렸다. 저스틴 구탕 역시 10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다방면에서 힘을 보탰다.
특정 선수 한 명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농구가 아니었다.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해냈다.

무엇보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이다.
소노전에서도 삼성은 3쿼터를 마쳤을 때 11점 차로 밀렸다. 경기 막판에는 한 차례 동점을 만든 뒤 다시 2점 차로 뒤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공격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칸터의 3점슛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동안 4쿼터 승부처에서 무너졌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 결과 삼성은 23년 만의 개막 3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아직 시즌은 초반이다. 단 3경기의 결과만으로 삼성의 완벽한 부활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지난 5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 주축 선수 이탈과 늦은 감독 선임,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시즌 출발부터 3연승을 만들어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김상식 감독 체제의 삼성은 적어도 이전과는 다른 팀으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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