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이후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촉발된 병역특례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병무청 수장마저 제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정부 부처와 정치권 전반에서 제도 축소 및 폐지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병역특례 제도가 사실상 존폐의 기로에 섰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병무청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이 느꼈을 상실감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병역특례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국방부와 의견이 같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단순한 장기적 과제 수준을 넘어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의 특례 편입 혜택부터 전면 재검토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까지 번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군면제' 특권은 이제 없앨 때가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포문을 연 데 이어, 국정감사장에서도 관계 부처 수장들의 강경 발언이 잇따랐다.
앞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정에 대한 가치와 병역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며 "당연히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방부와 제도 폐지까지 포함해 상의하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같은 날 강신철 국방부 장관 역시 국방위 국감에서 "병역특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고 못 박았다.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도 병역자원 급감과 형평성을 이유로 예술·체육요원 감축 및 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 공식화된 상태다.
반세기 넘게 유지된 특례 제도가 벼랑 끝에 몰린 직접적 원인은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처신이었다. 지난 3일 아시안게임 결승전 승리 직후 믹스드존과 SNS에서 쏟아진 "군대 안 간다", "군 면제 하나만 보고 뛰었다"는 식의 발언과 전역모 게시물 등은 병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 중인 청년들의 거센 공분을 샀다. 영국 '텔레그래프', 일본 '론스포', 중국 '소후닷컴' 등 외신들까지 금메달의 가치를 군 면제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며 일제히 비판 보도를 쏟아냈다.

인구 절벽에 따른 현역 징집 자원 고갈로 보충역 감축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병무청장마저 국민적 상실감과 제도 개선을 공식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면서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여성 징병제 도입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홍 청장은 이에 대해 "국방부와 병무청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갑작스러운 도입보다는 여성 간부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며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의 현역 복무 완료에 대해서는 "병역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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