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시절 프로축구 K리그 시민구단에서 직접 뛰었던 임민혁(32)이 K리그 시·도민구단들이 '기형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직격 비판했다. 오직 정치인들의 업적이나 축구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무분별한 시·도민구단 창단이 아닌, 중장기 자체수입 확보계획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 등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임민혁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K리그 시도민구단) 운영이 사실 잘된다고 하기에는 구조 자체가 좀 어렵다"며 "(구단) 재정을 어찌 됐든 시의회나 이런 지방정부가 주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이 될 수도 있다. 일을 더 잘했을 때 삭감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민혁은 "티켓이나 굿즈 판매 등 자체 수익이 늘어나면 시에서 주는 예산을 줄인다. 그렇게 되니까 구단 직원들은 일을 오히려 더 하지 않는다. 쉽게 내려오는 돈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아주 기형적인 구조로 계속해서 시민구단은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일을 안 해야 오히려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기형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게 시민구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를 들면 대구FC는 시민구단 중 가장 뛰어난, 소위 장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장 잘하는 팀이다. 연간 티켓으로 벗는 돈만 35억원 정도 된다. 그런데 선수들 1년 연봉이 80억 가량 되기 때문에, 정말 장사를 잘한다는 이 팀도 팀 연봉의 반을 벌 수가 없다"며 "그런데 대구FC는 연간 평균 1만 명의 관중이 들어온다. 1000~2000명 들어오는 시민구단이 더 많다. 아예 자체적으로는 운영이 안 되는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들이 K리그 구단을 왜 만드는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임민혁은 "구단이 생기면 일단 축구인들이 좋다.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면서 "정치권도 (구단 창단이) 하나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 2026년에 K리그2에 3개의 신생팀이 참가를 했다. 그런데 2026년에는 지방선거가 있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을 위해서 뭘 하고 있다'는 정치인들의 업적용이 될 수 있다"면서 "결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축구인, 그리고 업적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기 때문에 시민의 의도와는 아무 상관없이 시민구단이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개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나 예산 관련 문제 등에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임민혁은 "결국은 (구단에서) 눈치를 봐야 되는 사람이 시민이나 팬들보다 많은 예산을 내려주는 시의회나 이런 곳이 되기 때문에 비리의 온상도 여기서부터 저는 시작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전 시티즌(2019년) 같은 경우 입김이 작용해서 '어떤 어떤 선수를 넣어달라, 어떤 선수를 테스트 보게 해 달라' 이런 식의 비리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김포FC에서는 한 직원이 80억원을 횡령했다. 이건 사실 말이 안 되는 금액"이라며 "(구단 예산으로) 외유성 연수도 상당히 많이 간다. 시민구단 대표이사들이 해외로 축구 연수를 간다고 가는 건데 사실 축구적으로, 그리고 선수와 구단, 팀에 도움이 되느냐 봤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선수 때 이런 것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지방선거가 끝나면 보은인사로 시민구단의 대표가 바뀐다, 이런 말도 종종 있고 축구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선수로서 직접 경험했던 시민구단의 구조적 특성과 열악한 환경도 설명했다. 그는 2017년 기업구단인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한 뒤 2018년 당시 시민구단이던 대전 시티즌, 그리고 2023년부터 2년 간 역시 시민구단 천안시티FC에서 뛰다 은퇴했다.
그는 "천안에서 뛰던 시절 경기가 끝나면 막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내려와서 선수들과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저희는 팬들을 위한 선수인데 팬들과는 만날 기회가 없고, 체육회라든지 시의회 사람이라든지 시청 사람들이라든지 이런 사람들과 더 오히려 소통을 많이 해야 됐다. 그래서 주객이 전도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2023년에 천안에서 뛸 때는 정말 준비가 안 됐구나 (싶었다). 숙소 내에 선수들 라커룸도 없었다. 라커룸이 없어서 옹기종기 모여 가지고 한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그런 경우 있었다. 선수들 식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데 식당도 없었다. 그냥 나가서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사 먹었다. 아마추어 통틀어서 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했는데 가장 힘들었던 게 천안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민혁은 "팀이 어렵지만 나는 잘하자. 나 하나만큼은 잘해서 다른 팀에 일명 팔려 나가 보자, 이런 생각을 하는 시민구단 선수들이 많다"며 "이겨내야 되는데, 팀이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혼돈이나 좌절감이나 이런 것들도 큰 선수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임민혁은 이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 결국 축구인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결국 같은 축구인이다. 축구 인프라가 계속해서 늘어나면 축구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결국 축구인들한테는 좋다. 그러나 축구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과 프로축구 산업이 전반적으로 발전하는 건 아예 별개의 문제"라며 "축구인들도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되는 게, 지금 당장 내 밥그릇 이런 것들에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이것들은 결국 돌고 돌아서 내 밥그릇을 뺏는 행위가 될 것이다. 산업이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단 창단을 심사할 때) 자체 수입 확보 계획을 가장 엄격하게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연맹은 올해 창단됐을 때 어떻게 쓰느냐 이 정도만 보고 있지만, 앞으로 5년 그리고 10년 동안 관중이랑 후원 기업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중장기 플랜을) 무조건 세워야 된다"며 "파주FC 같은 경우 올해 참가를 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미흡함 때문에 선수들 월급도 못 주고 있다. 이렇게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K리그 재정건전화 규정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구단의 수입 종류에 따라 인정률을 차등 적용, 궁극적으로 구단이 자체적으로 돈을 더 벌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지금 K리그는 자체 재정건전화 규정을 하고 있는데 이건 수익의 70%만 선수 몸값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 "지자체 예산은 조금 낮은 인정률을 확보하고, 다른 것들 예를 들어 티켓이나 굿즈 판매 이런 것들을 높게 인정을 하면 구단들도 돈을 더 벌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그러면 지금 같은 기형적인 구조는 조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임민혁은 스타뉴스를 통해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 제출과 관련해 지난 방송에서 언급했던 '축구계에 어른이 없다'는 문제의식과 더불어 부끄러운 선배가 되지 말자고도 방송을 통해 다시 이야기하고 싶었다. 각종 외유성 연수부터 국정감사 출석 문제까지, 축구계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취지였는데, 이 역시 시간 관계상 말씀드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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