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한 시즌 만에 완벽하게 환골탈태한 케렘 칸터가 서울 삼성의 역대급 돌풍을 이끌고 있다.칸터는 자신의 반전에 대해 한층 성숙해진 마음가짐과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을 비결로 꼽았다.
성은 25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 76-68로 승리, 개막 후 무패 행진으로 8연승을 내달렸다. 이로써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스가 세웠던 KBL 역대 개막 최다 연승(8연승) 타이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완벽한 반전이다.
대기록 작성의 일등공신은 단연 칸터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칸터는 37분 1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3점 9리바운드를 기록, 상대 골밑을 장악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칸터의 기록 변화는 그야말로 경이롭다. 지난 2025-2026시즌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을 당시 칸터는 54경기에서 평균 23분 33초를 소화하며 17.3점 9.1리바운드를 올린 전형적인 '2옵션' 외국인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완전히 1옵션 에이스로 우뚝 섰다.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출전 시간은 36분 47초로 대폭 늘어났고, 경기당 26.1점을 폭격하며 수원 KT 소속 패리스 배스(26.0점)를 제치고 리그 전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10.5개의 리바운드로 이 부문 공동 4위에 올랐으며, 2점슛 성공률도 54.0%에서 63.9%로 수직 상승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칸터는 이 같은 폭발적인 활약의 배경으로 '마인드셋의 변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칸터는 "지난 시즌에는 내가 명확한 2옵션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올 시즌에는 팀의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억지로 무리한 슛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경기를 더 넓게 보고, 팀 플레이 속에서 찬스가 생겼을 때 확실하게 득점으로 마무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선수들과의 무르익은 호흡도 한몫하고 있다. 자주 나오는 가드 한호빈(35)과의 2대2 플레이에 대해 칸터는 "벌써 2년째 함께 뛰고 있어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서 공을 받아야 편한지 완벽히 알고 있다"며 "농구 IQ가 높고 경험이 풍부한 포인트가드와 뛰는 것은 큰 축복이자 동료들의 플레이를 훨씬 쉽게 만들어 준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부터 2, 3쿼터에 도입된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출전 제도 역시 칸터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칸터는 "일본 B리그에서 뛰던 시절의 느낌도 난다"면서 "크리스 맥컬러가 외곽에 있으면 내가 인사이드로 들어가고, 반대로 맥컬러가 안쪽에 자리 잡으면 내가 밖으로 빠져 플레이할 수 있어 전술적으로 큰 시너지가 난다"고 설명했다.
'2옵션'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내고 리그 득점 선두로 환골탈태한 칸터의 맹활약 속에, 패배를 잊은 삼성이 KBL의 새로운 역사를 어디까지 써 내려갈 수 있을지 농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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