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이 파죽의 개막 8연승을 질주하며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대기록 달성 직후 라커룸에서는 사령탑을 향한 유쾌한 '물벼락 세례'가 쏟아졌고, 팀 승리의 일등 공신 케렘 칸터(31)는 특유의 미소와 함께 "감독님을 향한 보답"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상식(58)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25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 76-68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개막 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8연승을 내달렸다.
이로써 삼성은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스가 작성했던 KBL 역대 개막 최다 연승(8연승) 타이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완벽한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삼성을 단 한 시즌 만에 무패의 강호로 탈바꿈시킨 원동력, 이른바 '상식 매직'의 핵심은 철저한 수비 훈련과 탄탄한 조직력에 있다. 김상식 감독에 따르면 특정 상대 맞춤형 훈련에만 머물지 않고, 코트 위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수비 전술을 매일 몸을 풀자마자 반복해서 훈련시켰다. 덕분에 선수들은 복잡한 설명 없이도 스위치나 점프아웃 등 상황에 맞는 디펜스를 자연스럽게 꺼내 쓸 만큼 끈끈한 수비 팀으로 거듭났다. 여기에 위기 순간마다 사령탑이 강하게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의 집중력을 다잡고, 코칭스태프가 함께 벤치를 든든하게 받치며 톱니바퀴 같은 시너지를 낸 것이 마법 같은 8연승 질주의 원천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 '상식 매직'은 빛났다. 가스공사의 거센 추격에 몇 차례 위기가 찾아왔지만, 삼성은 강한 디펜스로 끝까지 버텨내며 리드를 지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칸터였다. 칸터는 37분 1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3점 9리바운드를 기록, 팀 공격과 골밑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외곽에서는 한호빈(11점 5어시스트)과 이규태(11점 5리바운드), 이근휘(9점)가 결정적인 3점포를 적재적소에 꽂아 넣으며 힘을 보탰다.
경기 후 흠뻑 젖은 채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상식 감독은 "라커룸에서 물을 맞는 바람에 옷을 갈아 입고 왔다"며 양해를 구했다. 선수들에게 물벼락을 맞았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백투백이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위기마다 끝까지 버텨줘서 고맙다"며 "흐트러질까 봐 일부러 강하게 소리를 치기도 했는데 집중해 줘서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이라고 선수들에게 오히려 승리의 공을 돌렸다.
수훈 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칸터 역시 "감독님은 이 배의 선장"이라며 물벼락에 대해 "선수들을 완벽하게 이끌어주시고 팀을 완전히 바꿔놓으셨다. 감독님이 보여주신 헌신에 대해 선수들이 전하는 일종의 '보답'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팀 케미스트리가 최고조에 올랐다. 우리에게 한계는 없다"며 더 긴 연승을 자신했다.
공수에서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무패 행진을 이어간 삼성은 '상식 매직'과 함께 정규리그 초반 독주 체제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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