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효 감독이 입 닳도록 인정한 '수원 삼성 본체', 감격의 승격 이끈 홍정호 "내가 이적한 이유... 너무 기쁘다" [수원 현장]
베테랑 수비수로서 수원 삼성을 묵묵히 지탱한 캡틴 홍정호(37)가 3시즌 만의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며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수원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32라운드 홈경기에서 용인FC를 2-0으로 꺾고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올 시즌 수원의 유니폼을 입은 홍정호는 리그 21경기에 출전하며 수비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시즌 초반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하다 부상으로 출전 시간은 다소 줄었지만, 홍정호는 벤치와 라커룸에서 변함없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의 중심을 굳건히 잡았다.
특히 수원의 어린 선수들은 팀 문화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홍정호의 헌신적인 리더십을 첫손에 꼽았고, 이정효 감독 역시 기자회견마다 "홍정호가 있었기에 팀이 단단해질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해왔다.
용인전 벤치를 지켰던 홍정호는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선수들도 고생 많았지만, 3년 동안 힘든 시간을 묵묵히 버텨준 팬분들께 가장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오늘도 그렇고 홈이든 원정이든 항상 관중석을 가득 메워주신 팬분들이 있었기에 이런 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승격을 확정했지만 아직 우승이 남았다. 다음 주에 선수단이 한마음으로 뭉쳐 꼭 우승 트로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정효 감독이 늘 팀 문화의 일등공신으로 칭찬하는 것에 대해서는 특유의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홍정호는 "감독님께서 워낙 좋게 포장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내가 무언가를 특별히 잘했다기보다는 운동장에서든 일상생활에서든 무엇이든 팀으로 함께 부딪치려 했던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오늘 경기처럼 전반에 경기력이 다소 풀리지 않는 순간에도 선수들이 서로를 불신하지 않고 믿고 의지하며 한 팀으로 싸워줬다. 특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겉돌지 않고 팀 안에 머물며 목청껏 응원해 줬다. 그런 부분이 올 시즌 우리 수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공을 돌렸다.

K리그1 최정상 무대와 독일 분데스리가, 국가대표 등을 거치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홍정호에게 2부 무대와 승격 도전은 커리어 사상 처음 겪는 낯선 여정이었다. 홍정호는 "내가 수원으로 이적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내게는 새로운 명분과 확실한 동기부여가 절실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이정효 감독님이 새롭게 부임하셨고, 승격과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이 도전을 함께하고 싶어 수원행을 결심했다. 지금 너무나 기쁘지만 감정을 조금 누르고 있다. 경기 종료 후 오랫동안 팀에 머물렀던 선수들과 관중석의 팬분들이 응원가를 부르며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감정이 올라왔지만, 아직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에 다음 주 우승을 확정한 뒤 함께 마음껏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K리그1 무대에서 친정팀 전북 현대를 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정호는 "사실 전북을 떠나올 때 전북 팬분들께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온 점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크게 남아 있다"며 "내년에 K리그1에서 전북을 상대하게 된다면, 승부보다도 전북 팬분들께 제대로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릴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고 설렌다"고 털어놓았다.
K리그1 복귀를 앞두고 어린 후배들을 향한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홍정호는 "오늘 같은 경기 흐름이 만약 K리그1의 강팀을 상대로 펼쳐졌다면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위권 팀들의 경기 결과로 인해 큰 압박감과 부담감을 안고 뛴 경기였는데, 우리 어린 선수들이 잘 버텨내고 승격까지 일궈낸 점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정효 감독님이 오늘 경기 후 '우리의 공수 전환 속도는 K리그2 최고 수준'이라고 말씀하셨고 나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K리그1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만큼 비시즌 동안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K리그1에서의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전력 보강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홍정호는 "내가 감히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현재 수원은 전체적으로 매우 젊다"며 "K리그1 무대에서 버텨내려면 중심을 단단히 잡아줄 베테랑 선수들이 반드시 더 필요하다. 고승범이나 송주훈 같은 고참들이 버티고 있지만, 그에 비해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워낙 높다. 공수에서 흔들리지 않게 팀을 지탱해 줄 자원들이 보강된다면 훨씬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즌 전 수원 입단 당시를 돌아보며 홍정호는 "이정효 감독님의 전화도 결정적이었지만, 입단을 결정하고 구단 사무실을 처음 찾았을 때 모든 분이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해 주시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나이가 적지 않은 베테랑임에도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진심으로 말씀해 주셨을 때 무조건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증명해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올 시즌 이렇게 보답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강우영 대표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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