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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습격! '연예매니저' 사관학교 댄스수업①

[르포]습격! '연예매니저' 사관학교 댄스수업①

발행 :

김성희 기자

[★리포트]판타지오 매니저사관학교 수업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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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가 힘들다고요? 여자도 할 수 있어요!"


지난 14일 오후 2시 4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처의 한 지하연습실에는 뮤지컬 '한 여름 밤의 꿈'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남여 9명이 댄스 트레이너의 동작을 보고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에 데뷔하는 연습생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연습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연습생이 아닌 매니저 사관학교 1기생들이다. 매니저 사관학교는 배우 하정우, 정경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소속된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가 주먹구구식 시스템에서 벗어나 매니지먼트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했다.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1기생 9명은 전액무료수강을 통해 매니지먼트 이해를 비롯해 연기&스피치, 영화제작과정, 언론매체 출연과정, 홍보 마케팅, 연기트레이닝, 보컬 발성 교육 등 실습위주로 20개 과목을 배우고 있다.


이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지친 기색 없이 스트레칭을 하고, 한 동작 한 동작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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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춤에 관심이 많아 직접 무대에 올랐던 기자 역시 노래 소리에 가슴이 뛰어 동작 외우기에 정신없었지만 교육생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교육생 중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9명 중 4명이 여자였다. 매니저 특성상 체력이 요구되는 직업이기에 남자들이 다수일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4명의 여학생들은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되는 수업에서 곧잘 따라하며 댄스실력을 드러냈다. 물론 몇몇은 "선생님 반박자만 늦게 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해 분위기를 살리기도 했다.


이들을 지도하는 댄스 트레이너 전현미(27)씨는 연신 "브라보"를 외치며 이들을 격려했다. 그는 "다들 잘하는데요? 나중에 공연행사 다닐까요?"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댄스수업이 끝난 뒤 전씨는 "현재 판타지오 엑터스리그 교육생과 매니저 사관학교 교육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처음 매니저 사관학교를 접했을 때 여자교육생들도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생들이 예상보다 잘 해주고 있다"며 "수업을 통해 지금은 교육생이지만 현업에 나갔을 때 아티스트가 하는 과정을 체험함으로서 보다 더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고 장단점을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매니저사관학교1기생 <ⓒ사진=이기범기자>
매니저사관학교1기생 <ⓒ사진=이기범기자>


트레이너에 따르면 교육생들은 사관학교 마지막 수업이 끝날 때 그동안 배운 것들을 관계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된다. 그 중 댄스도 포함됐기에 연습에 몰두했다.

댄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5시. 4시에 수업을 마친 뒤 이들은 각자 모여 방금 배웠던 부분들을 복습했다.


수업이 끝난 뒤 만난 교육생들은 최연소자인 22세부터 연장자인 29세까지 다양했다. 경호학과부터 광고홍보학과까지 각자 전공도 달랐고,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매니저를 하고 싶은 이유를 각자 물으니 대답은 같았다.


바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직업을 희망하게 됐고,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매니저사관학교에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교육생 중 여자 교육생 4명을 관심 있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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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교육생 손슬기(23, 대구)씨는 독특한 이유로 지원하게 됐다. 그는 "꿈에 하정우가 나왔는데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나도 생생해 포털에서 하정우를 검색하던 중 판타지오의 매니저 사관학교 글을 봤다. 전공은 경찰 행정 관련이지만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있었기에 직접 지원하게 됐다" 말했다.


여자 교육생 중 3명은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충청북고 아산시에서 상경했다. 현재 판타지오 측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머무르고 있다.


여자 교육생 중 연장자인 이미화(28, 충남 아산) 교육생에게 여자로서 매니저에 대한 시선이 부담스러운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보통 매니저라고 하면 로드매니저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안에도 캐스팅 디렉터가 있고, A&R(아티스트 앤 레퍼토리)부서에 속할 수도 있다"며 "매니저도 다양한데 사람들이 로드매니저 쪽으로만 바라보니 아쉽기도 하다. 여자라서 힘들고 안 된다는 것보다 매니저 사관학교 이후 시선이 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집안 반대가 없는지에 대해서는 "졸업 후 집에서는 취업에 대해 걱정하기도 했지만, 도전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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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자가 있다면 최연소 여자교육생도 있었다.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앞줄에서 언니, 오빠들보다 열심히 했던 박지희(22, 광주)씨다. 그는 동아방송대학에서 광고관련학과에 재학 중이다. 교육생 연령대가 평균 20대 중반이지만, 보다 일찍 진로를 결정했다.


박지희씨는 "학교 재학하다 광고쪽 인턴을 했었는데 우연히 매니저사관학교가 있다고 추천을 해줘서 알게 됐다"며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매니저를 희망하는데 있어 집안에서 반대보다 믿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규람(23, 서울)씨는 여자 교육생 1기로서 남다른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양하게 수업을 들으면서 현업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매니저 사관학교 1기생이라 부담도 있지만 우리들이 잘돼서 후배들의 길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여자 교육생들은 성별에 연연하지 않고 목표와 포부가 뚜렷했다. 이들을 통해 매니저를 바라보는 20대의 시각이 변화됐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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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거 매니저의 경우 스타의 뒤에서 차를 운전하고, 활동일정을 잡는 등 화려함 뒤에 가려진 사람들로 인식됐지만, 한류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스타와 상호 동반자, 혹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직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막연하게 화려함만 보고 매니지먼트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교육생들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생 고봉기(27, 경기 의정부)씨는 현업에 나갔을 때 제작하고 싶은 스타에 대해 "장근석 같은 스타를 발굴하고 싶다"며 "연기와 노래 둘 다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류 콘텐츠와 가장 잘 부합하는 스타인 것 같다"고 말하며 미래를 상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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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아방송대학 연예산업경영학과를 비롯해 대학가에서도 관련 학과가 신설되고 있으며, SM아카데미 매니지먼트과 등 사설 아카데미를 통해 매니지먼트 수업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코엑스에서는 '엔터테인먼트 멘토링 캠프'가 열리기도 했다. 10대부터 20대까지 엔터테인먼트 취업을 희망, 수요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판타지오 이지은 대리는 "지금은 1개월 과정이지만 추후 3개월, 6개월로 확대될 수 있다"며 "그냥 이론수업 듣고 여의도, 강남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실무에 있는 강사들로 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 실습을 통해 산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매니저 사관학교가 한류산업 원동력이 될 차세대 인재들을 발굴하는 산실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은 기자와 교육생 관계로 만났지만 다음에는 방송현장에서 매니저와 기자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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