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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칠봉이=나, 가장 닮았다"(인터뷰)

유연석 "칠봉이=나, 가장 닮았다"(인터뷰)

발행 :

최보란 기자

"'응답'이후 날 보는 시선들 변했다"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칠봉이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들 중 저랑 가장 닮은 것 같아요."


부드러운 웃음과 때때로 보이는 강한 눈빛까지. 배우 유연석(29)의 말처럼 그의 모습은 tvN '응답하라1994' 속의 칠봉이와 많이 닮은 듯하다.


칠봉이라는 역할은 유연석에게 큰 행운이었다. 칠봉이를 통해 대중은 유연석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됐다. 하지만 한편으론, 유연석이었기에 칠봉이가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칠봉이가 제 실제 모습과 제일 비슷한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건강한 사랑을 하고, 활달하고. 그런 면들이 여태까지 했던 것 중에 닮아 있는 것 같다."


칠봉이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데는 성나정(고아라 분)을 향한 지고지순한 순애보와 가슴 아픈 짝사랑이 큰 역할을 했다. 신촌 하숙집 식구들 모두 방황 끝에 첫사랑과 이뤄지는 결말에서도 칠봉이만 7년간의 짝사랑을 가슴에 묻었다. 하지만 유연석은 "그 또한 칠봉이다운 결말"이라며 만족했다.


"저는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용기 있게 떠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비록 사랑을 이루진 못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둔다고 해서 최선은 아닌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누군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누가 남편이 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칠봉이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칠봉이에 대한 마음을 공감하셔서 다행이다."


비록 첫사랑을 이루진 못했지만 마지막 회에 깜짝 출연했던 정유미가 또 다른 사랑을 예고했다. 칠봉이가 정유미와 결혼을 한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관객들한테 던져준 하나의 이야기니까, 결혼을 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첫사랑을 가슴에 두고 있지만 새로운 사랑과의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사실 '응답하라1994' 뿐만이 아니었다. 유연석은 그간 온전한 사랑을 연기해 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짝사랑 전문 배우로 활약해 왔다.


MBC 단막극 '런닝, 구'(2010)의 허지만, '혜화, 동'(2011)의 찌질남 한수, SBS 일일드라마 '호박꽃 순정'(2011)의 효준 등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모두 이뤄지지 않는 사랑으로 가슴앓이 했다. MBC 단막극 '심야병원'(2011)에서 조직 보스의 보디가드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을 때도 애틋한 짝사랑은 멈추지 못했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집적댔던 수지와의 인연은 MBC '구가의 서'(2013)로 이어져서도 여전히 외사랑이었다. 이쯤 되면 유연석이야말로 '국민 짝사랑'이라 할만하다.


"짝사랑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여자 분들이 나만 바라봐주는 남자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또 외사랑을 하는 캐릭터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나름 마음에 든다."


유연석은 실제로도 짝사랑으로 가슴앓이 해 본 경험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그 또한 만남과 헤어짐을 겪었기에 촬영하면서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했다.


"저도 짝사랑을 해 본 적이 있다. 받아주지 않는 고백을 해 본 적도 있고, 홀로 마음을 접어 본 적도 있다. 그래서 칠봉이 마음에 공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응답하라1994' 찍으면서 첫사랑도, 그리고 스무 살 때 짝사랑도 생각났다. 드라마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기도 하고, 배우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을 찍은 것 같다."


유연석은 칠봉의 결말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를 찾았지만, 사윗감으로는 신촌 5인방 중 칠봉이를 꼽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라 한 명을 고르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다들 첫사랑이랑 이어졌으니까 칠봉이랑 이어줘야죠. 칠봉이가 메이저리거라는 면도 있지만(웃음) 한 여자만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해 준다는 게 쉽지 않죠."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처음 '응답하라1994'라는 작품과 칠봉이 캐릭터를 만났을 때, 유연석은 이렇게 인기를 끌 줄 알았을까. 사실 그는 시놉시스나 대본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제작진의 설명만 듣고 출연을 결심했지만, 대본을 받아 본 뒤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고 느꼈다는 것.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물으니 그는 "전보다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본다. 매력적이고 뭔가 새로운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출연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유연석은 칠봉이 캐릭터에 대해선 "촌놈들이 나오는데 서울 사람 혼자 있는데 그것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걱정도 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멋지게 그려지고, 하숙집에 혼자 서울 사람으로 나오면서 재미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세련된 서울 남자 칠봉이 캐릭터가 아주 잘 어울렸던 유연석은 의외로 경상도 진주 출신. 서울에서 났지만 진주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생활했다.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칠봉이가 쉽게 상상이 가지는 않는다.


"원래 경상도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여섯 살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경상도 사투리가 거의 네이티브다. 저도 연기 준비하고 작품하면서 많이 고쳤다."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유연석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경우이기 때문에 그 역시 또래들과 공동생활 경험이 있었다. 드라마에서처럼 하숙 생활은 아니었지만, 연기를 하면서 고시원 생활을 떠올리기도 했다.


"형이 재수한다고 서울에 올 때 연기 공부한다고 따라 왔다. 고시원에서 생활을 했는데 밥 시간되면 다 같이 모여 밥 먹으면서 얘기도 하고, 많이 친해졌다. 신촌 하숙집에서 촬영하면서 그 분들이 기억이 났다."


칠봉이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야구선수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모았다. '응답하라1994'가 실제 사건을 에피소드로 끌어온 경우가 많아, 칠봉이도 따로 모델이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실제로 사회인 야구단에서 2년 정도 외야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투수는 해본 적이 없어서 따로 배웠다. 연기 하면서 누구를 모델로 정하거나 떠올린 적은 없었다. 다만 신원호PD님이 류현진 선수의 덤덤함과 포커페이스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류현진 선수가 나오는 장면들을 캡처해 뒀다가 참고를 했다. "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유연석 / 사진=임성균 기자

유연석이 칠봉이로 주가를 올릴 무렵 할리우드 스타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만남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방한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한국의 여러 배우들 중에서 유연석을 이상형에 가깝다고 지목했다. 유연석도 평소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이상형이라고 밝혀왔기에 두 사람의 만남이 각별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났을 때 제가 '평소 당신을 이상형으로 꼽았다'고 얘기를 했다. 굉장히 재밌어 하면서 신기해하더라. 실제로 만나니 정말 좋았다. 나중에 '레미제라블' OST CD에 사인을 하고 제 이름을 써서 보내주기도 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마침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새 출연진이 알려져 이슈가 됐다. 이에 유연석에게 혹시 '우결'에 나간다면 같이 하고픈 연예인이 있느냐고 물으니, 망설임 없이 고아라를 꼽았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랑 해도 좋을 것 같고(웃음). 나정이랑 그렇게 한 번 하면 좋겠네요. 드라마에서 못 이룬 사랑을 그렇게라도 대신 풀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하하."


칠봉이는 유연석에서 잊지 못할 2013년을 선사했고 더없이 기대되는 2014년을 안겼다. '응답하라1994'를 마친 유연석은 이제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제보자', '상의원', '은밀한 유혹' 촬영으로 바쁜 한해를 보내게 됐다.


대세로 떠오른 그에게 새해 포부를 묻자, 유연석은 화려한 계획보다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한마디에 진심을 담았다.


"작품을 꾸준하게 해 왔는데 이번에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전 그대로인데 저를 보는 시선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많은 사랑과 지지를 보내 주셔서 감사했고, 그럴 수록 예전에 했던 대로 제 모습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했던 대로 내 모습을 지켜가고 싶다."


최보란 기자r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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