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 때문에, 어머니 때문에, 옛 연인 때문에. '아빠'도 '사나이'도 눈물을 흘렸다.
13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에서는 별안간 쏟아진 남자들의 눈물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빠들과 아들이 함께하는 '아빠 어디가'에서도, 맹호부대 사나이들이 함께하는 '진짜 사나이'에서도 진심어린 눈물이 이어졌다. 감동과 웃음이 교차했다.
'아빠들이 원한 여행'으로 시작한 이날 '진짜 사나이'에서, 성동일은 이날 딸 성빈과 함께 울산의 한 국밥집을 찾았다. 아내와 처음 만나 식사를 한 추억이 서린 곳이다. 딸 성빈에게 수저를 놓아달라며 추억을 되살리던 성동일은 "엄마, 아빠 힘들 때 만나서 진짜 고생 많이 했거든"이라며 수저를 뜨다 그만 눈시울이 불거졌다. 마주 앉아 있던 딸 성빈이 놀라자 성동일은 "미안해서 울었어"라며 눈물을 닦았다.

성동일의 눈물은 아내 때문이었다. 성동일은 뒤이은 속마음 인터뷰에서 "가장 힘든 때 나한테 시집 와서 이렇게 많은 행복을 지금까지 지켜주고 있는 아내가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사업이 망하고 사기당해 빚도 있던 차에 만난 아내와 결혼을 했고, 뒤늦게 아내의 고생을 알게 됐다고. 성동일은 "누님이 '예능이라고 섭외 들어오면 해라'라고 하는데 '배우가 그런 거 하느냐'고 했더니 '너 집사람 감자탕 집에서 설거지 하는 것 아느냐'고 하더라"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성동일은 "홀에서 하면 아침 프로그램 출연한 것 때문에 남들이 알아볼까봐 설거지를 했다더라"며 "화도 났지만 미안했다. 내색하지 않고 내조를 잘 했던 게, 빈이를 보니 우리 집사람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고백했다.

이어진 '진짜 사나이'에서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병사들이 어머니 생각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군대에서 어머니란 부르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눈물부터 먼저 나는 이름이었다.
포문은 케이윌이 열었다. 자신이 어머니에게 부치려고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일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서경석도 "절대로 가식이 아니다"며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눈물을 흘렸던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나흘 뒤면 만나는데도 눈물이 나더라"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박형식 역시 훈련을 받던 중 어머니 있는 곳을 향해 "어머니"라고 부르는 순간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듣던 다른 병사들 역시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린 사나이도 있었다. 맹호부대 퀴즈 대결 중 패자부활전을 위해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재열 상병은 옛 여자친구를 부르며 지난 상처를 고백했다. 유쾌했지만 진심이 담긴 고백, 위트에 담긴 쓰라린 속은 지켜보던 이들까지 사랑의 상처를 떠올리며 눈물짓게 했다.
이 상병은 "나는 군인인 게 미안해서 선물을 샀는데 너는 날 버렸다. 내가 어디가 어때서"라고 큰소리를 치다가도 "이러면 안되는데 너의 SNS 들어가 어떻게 지내나 봤는데 잘 지내더라. 옆에 남자 누구야"라며 폭소를 자아냈다. 웃음 속에서도 쓰라린 속은 감출 수 없었다. 이 상병은 말하던 도중에도 몇 차례 감정에 복받쳐 울컥해 했고, 이를 듣던 몇몇 장별들도 눈물을 흘렸다. 이 상병은 "잘 살고.. 이러길 바랐냐"라고 마지막까지 장병들을 웃겼지만 "잘 살아"라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건네며 '맹호'라고 마지막 구호를 외쳤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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