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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영부터 조재윤까지..'기황후' 용병술, 끝까지 빛났다

유인영부터 조재윤까지..'기황후' 용병술, 끝까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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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황후'의 오광록, 조재윤, 서이숙, 윤아정, 유인영, 임주은 / 사진=화면캡처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황후'의 오광록, 조재윤, 서이숙, 윤아정, 유인영, 임주은 / 사진=화면캡처


M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기황후'(극본 정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는 제목처럼 타이틀롤 기승냥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었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극을 이끈 기승냥 하지원이 그 핵심. 원나라 황제 타환 역 지창욱, 고려 왕 출신의 또 다른 남자주인공 왕유 역 주진모, 타환의 첫 정실황후 타나실리 역 백진희까지, 여러 주역들의 맹활약이 '기황후'를 이끌었다. 그러나 51부작, 반년 넘게 방송한 드라마가 몇몇 주연의 힘으로만 흘러갈 수 없는 일. 연기파 조연들의 활약이 컸지만, 적재적소에 흡인력 강한 배우들을 포진시킨 절묘한 용병술 또한 '기황후'의 다른 힘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은 연비수 역의 유인영이 대표적이다. 가면을 쓰고 돌궐 군대를 호령하는 의문의 장군으로 처음 등장, 시작부터 궁금증을 증폭시킨 그는 아버지를 대신하느라 남장을 한 채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자 왕유(주진모 분)를 남몰래 사랑하는 비극적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당초 특별 출연자로 캐스팅돼 초반 몇 회에만 등장할 예정이었던 유인영은 시청자의 호응으로 이후에도 중심인물로 내내 등장하며 왕유의 조력자로 맹활약했다. 도시적인 매력의 미녀스타 유인영을 재발견하는 순간이었다.


타나실리(백진희 분)에 이어 황제 타환(지창욱 분)의 2번째 부인이 된 바얀 후투그 역의 임주은은 극의 후반부를 빛나게 한 악녀였다. 반전이 돋보였다. 얌전해 보이는 인상에 아래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본심을 감춘 것. 역사서에서는 온화한 인물로 그려져 있는 바얀 후투그의 캐릭터를 영리하게 이용한 결과였다. 임주은은 섬뜩한 기운마저 풍기며 타나실리 백진희와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타환의 내관 골타 역의 조재윤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골타는 타환의 오랜 동료이자 충직한 내관으로서 1회부터 생사고락을 같이 해 온 인물. 그러나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지하조직 매박상단의 수령이었다. 극 막바지 밝혀진 그의 반전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끝내 그는 자신을 믿는 타환에게 오랜 시간 독을 먹여 목숨까지 빼앗았다. 코믹하고 정겨운 내관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켰던 조재윤은 섬뜩한 악당으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믿음직한 배우이기에 가능했던 변신이었다.


매박상단의 행동대장이나 다름없었던 흑수 오광록은 어떤가. 늘어뜨린 머리, 검은 의상, 절뚝거리는 걸음걸이까지 의문으로 가득한 인물로 등장해 온통 시선을 빼았은 오광록은 끝까지 의문을 남긴 채 죽음으로 극을 떠났다. 제한된 분량이었음에도 잊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수많은 작품에서 개성 만점의 캐릭터를 선보여 온 오광록은 오랜만의 사극 드라마에서도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디 이뿐이라 타나실리의 수족이었던 서상궁 서이숙, 연화 역 윤아정은 얄미운 짓만 거듭하면서도 위트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계속 악녀의 편에 섰음에도 시청자들의 지지가 이어져 최후의 순간에는 동정까지 샀을 정도였다. 점술가로 단 한 회 등장한 심이영, 싱크로율 100%의 주술가 박해미, 비운의 마하왕자 역 김진성까지, 작은 캐릭터라도 허투루 소비하지 않은 '기황후'는 역시 시작부터 끝까지 정상을 지킨 작품다웠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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