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개표방송 진행자 홍기섭 취재주간이 6.4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마지막으로 보직을 사퇴한다.
홍 주간은 4일 오후 4시께 사내 전산망에 "보직을 사퇴하겠다"는 제목으로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주간은 "개표방송은 선거기획 단장과 보도본부장이 급히 요청해 받아들였지만 차마 번복할 수 없었던 점 양해바란다"며 "개표방송을 마지막으로 보직사퇴하려 한 저의 뜻을 헤아려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홍 주간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길 사장이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했다"는 폭로 이후 보도본부가 대폭 물갈이되던 시점인 지난달 13일 보도주간으로 임명됐다.

홍 주간은 "동료 김혜례 부장이 아무 연고도 없는 광주로 발령이 났고, 어느 총국장은 업무복귀 호소문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임 5개월도 안 돼 보직을 박탈당했습니다"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인사폭거"라고 최근 불거진 인사 논란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길 사장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금까지 어느 누구나 어느 세력 편에도 선 적이 없는 중간인, 회색인으로 살아왔고, 오직 당당하고 떳떳한 보도만을 꿈꿔온 기자일 뿐이다. 좌파노조나 기자 직종 이기주의란 말은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또 "국민의 방송 KBS를 지켜달라"며 "KBS 정상화라는 더 절박한 것을 갖고 싶다면 먼저 손에 쥔 것을 놓아야 한다. 사장님의 용단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부탁했다.
한편 KBS는 청와대 외압 논란을 빚은 길환영 사장의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KBS 양대 노조가 파업 중이다. 또 5일에는 길 사장의 해임요청안 표결이 KBS 정기 이사회를 통해 진행된다.
김소연 기자 sue7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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