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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는길' 백홍종 촬영감독 "전쟁터보다 힘들었다"

'학교가는길' 백홍종 촬영감독 "전쟁터보다 힘들었다"

발행 :

문완식 기자
백홍종 '학교 가는 길' 촬영감독이 혹한 속 동상으로 피부 손상을 당한 모습 /사진제공=백홍종
백홍종 '학교 가는 길' 촬영감독이 혹한 속 동상으로 피부 손상을 당한 모습 /사진제공=백홍종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감독 이경묵, 제작 KBS미디어)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학교 가는 길'은 영화 20도 히말라야에서 일 년에 단 한번 열리는 얼음길 '차다'(chaddar, 얼음담요)를 건너 학교에 가는 아이들과 그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백홍종 KBS 촬영감독이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학교 가는 길'은 '차마고도', '의궤, 8일간의 기록'에 이어 그가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작품 중 세 번째 극장 개봉작이다.


'학교 가는 길' 촬영 스태프들이 얼음길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백홍종
'학교 가는 길' 촬영 스태프들이 얼음길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백홍종


"인도 히말라야 라다크지방 산간 오지에서 도시인 레까지 200km안팎을 인더스강 상류 잔스카르강이 얼을 때 얼음길을 이용해 사람들이 왕래해요. 원래 도로가 난 곳도 있지만 겨울에는 눈으로 도로가 차단되고 길도 끊기죠."


겨울동안 한두 달만 얼음길이 열린다. 그런데 이 얼음길은 또 하나의 축복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눈으로 쌓인 길을 헤치고 얼음길을 이용하고 강물이 녹으면 절벽을 타거나 바지를 벗고 짐을 지고 강을 건너는 모습은 생경하죠. 20여 일간 걷고 절벽을 타고 물에 빠지면서 촬영하며 낭떠러지에 추락할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허벅지까지 물에 빠지면서 발이 얼음으로 코팅되는 기분도 느꼈어요. 우리 스태프는 그래도 텐트생활을 했지만 현지인들은 노천이나 동굴에서 숙박하고 바람만 피하면서 밤을 보내요. 아이들은 그래도 부모가 있어서인지 겁도 없이 절벽을 오르내리고 짐을 싣는 썰매를 신나서 타고 다녀요."


이 '축복'이 이방인인, 백 촬영감독과 스태프들에게는 '고난'이었다.


"눈부신 설원의 풍광이 내 조리개를 고장 내고 얼굴은 타들어가고 입술은 딱지가 생겼다 떼어지고 손발 끝은 동상의 기운이 맴돌고 힘들었습니다."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강물은 기온과 지역에 따라, 낮과 밤에 따라, 깎아지른 설산으로 인한 일조량에 따라, 그리고 물살의 세기에 따라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봄을 맞이한다.


'학교 가는 길' 촬영스태프들이 얼음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백홍종
'학교 가는 길' 촬영스태프들이 얼음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백홍종


"때론 빙산처럼 요동치며 몇 미터의 얼음이 얼고 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양지 바른 곳은 녹고 허벅지 아니 허리까지 빠지면서 손발이 얼음으로 코팅되는 것을 느끼며

강 위의 얼음을 건너야 했어요."


백 촬영감독은 지난 20여 년 간 촬영감독으로서 전쟁터와 오지를 누비고 다녔다. 그런데 이번 '학교 가는 길'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촬영 스태프들은 크고 작은 동상에 걸렸고, 이중 일부는 동상으로 피부가 손상돼 집중치료를 받아야했다. 얼음길이 녹아 신발과 바지가 다 젖어도 젖은 신발을 신고 동상에 걸리지 않으려고 뛰면서 걷고 또 걸었다.


"개인적으로 '차마고도', '의궤, 8일간의 기록'에 이어 '학교 가는 길'이 세 번째로 극장에 상영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어요. 20년 촬영감독 생활 중에 전쟁터와 오지도 꽤 많이 다녔지만 가장 힘들게 촬영한 프로그램이에요. 한 달여간 한 번도 머리를 못 감는 것은 물론 목욕도 못하고 속옷도 못 갈아입을 정도로 극한의 시간이었지만 히말라야의 자연 속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호사스런 투정을 접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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