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세계대전에서 약탈당한 그림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유령이 된 삶을 택한 남자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7일 방송된 MBC '신기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유령이 된 남자'란 타이틀로 평생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유령처럼 사라온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81세 롤프 코넬리우스 구프는 급습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롤프가 독일 내 거주지 등록이 돼 있지 않다는 점, 스위스 이동 중 검문 당시 현금 9000유로를 소지했다는 점을 들어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던 중 스위스 비밀계좌에 거액을 입금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돈세탁을 했다고 보고 집을 급습한 것.
그의 집에는 수많은 명화가 가득했고, 그의 집에 있는 그림의 가치는 1조7000억 원에 달했다.
이들 그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약탈한 미술품의 일부. 이 남자의 아버지 힐데브란트는 약탈한 히틀러의 그림을 보관해왔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힐데브란트는 자신이 보관하던 그림들을 비밀리에 뮌헨의 한 아파트로 빼돌렸다.
이후 힐데브란트는 자신의 생이 끝날 때까지 빼돌린 그림을 지키는데 사용했다. 그리고 1976년 사망할 때까지 아들에게 "그림을 지키라"는 유언을 남겼다.
롤프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유령이 되기로 결심했다. 결혼도 포기하고 그림만을 지켰고, 어느 누구도 집에 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롤프는 매일 누군가 그림을 가져가는 악몽에 시달렸다. 또한 그림과 대화를 나누며 그림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다. 심장질환으로 스위스에 위치한 병원과 은행을 찾을 때에만 외출을 하면서 유령 같은 삶은 계속됐다.
경찰의 급습으로 그림의 정체가 공개됐을 때에도 그림에 대한 집착은 계속됐다. 오우크스부르크 경찰청에 그림이 전량 압수되자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14년 오우크스부르크 재판부는 1280점의 그림은 랄프의 것이라고 판결했다. 나치 약탈 문화재 반환법에 소송 기간은 30년. 이미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 그렇지만 그림과 함께 묻혀있던 그의 삶을 동정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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