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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진짜사나이'? 서경석이 살아서 못나온다고.."(인터뷰)②.

이윤석 "'진짜사나이'? 서경석이 살아서 못나온다고.."(인터뷰)②.

발행 :

김현록 기자
개그맨 이윤석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개그맨 이윤석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①에서 이어-


지금은 '탐구'와 '분석'에 특장점을 발휘 중이지만 이윤석은 20년 넘게 다양한 캐릭터로 사랑받아 온 개그맨이다. 1993년 MBC 개그맨 콘테스트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홍기훈 서경석 박명수 등 쟁쟁한 스타들이 즐비했던 동기들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스타였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출신의 이지적 이미지에 청산유수같은 말발을 겸비한 그는 싱겁기 그지없는 꺽다리 외모에 말발을 겸비한 재간둥이였고, 서경석과 만담 콤비를 이루며 사랑받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몸개그와 콩트 역시 발군이었다. 장발의 록스타로 분한 '허리케인 블루'는 당대를 휩쓴 개그 코너였다. 몸개그 역시 발군이어서 '무한도전' 시절 그가 선보였던 비실이 몸개그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수년 전에는 이경규와 함께 규라인 대표주자 겸 국민약골이란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주목받기도 했다.


-절친 서경석과의 긴 우정 비결이 궁금하다.


▶따로 없다. 자주 안 만난다는 거다.(웃음) 자주 안 만나도 금방 본 것 같다.


-서경석이 했던 '진짜 사나이'에 출연할 생각은 안해봤나.


▶경석이에게 이야기한 적도 있다. '경석아 우리 둘이 '진짜 사나이' 하면 어떨까'. 그랬더니 '재미는 있겠지만 너는 아마 살아서 못 나올 거야'라고 하더라. '너는 못해 너는 못해' 그러기에 마음을 접었다. 그러면 나는 못한다.(웃음)


-사실 군 면제 연예인인데, 많은 분들이 진정 인정하는 몇 안되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옹호해 주신다. 어느 나라에서도 뺄 수 있다고 하시고. 기본적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잘 안되니깐. 국군의 군사력에 해가 되면 안 가는 게 맞지 않겠나 하시는가보다.


-'국민약골'이란 전무후무한 캐릭터의 주인공인데, 결혼 후 더 건강해진 느낌이다.


▶요즘 계속 앉아서 하는 프로그램이 들어오는데 너무 좋다.(웃음) 결혼 전보다 훨씬 건강해졌다. 이전에는 과민성 대장약을 비롯해서 류머티스약 눈약 수면제 등등 해서 정말 많은 약을 먹었다. 결혼하자마자 와이프와 한 약속이 약을 끊는 거였다. 이후 식단이 싹 바뀌었다. 익힌 당근, 양배추 등을 먹고 김치도 물에 씻어먹었다. 간장, 소금도 일체 못 먹고 하다 요새는 계란도 먹게 해준다.


-한의사인 아내 분이 내조가 대단하다.


▶24시간 나를 아니까. 병원에서도 환자 보고 집에서도 환자를 봐야 돼서 힘들다고 한다. 통장 관리부터 하다못해 자동차 수리까지 아내가 해준다. 내조의 여왕 맞다. 아내 겸 주치의 겸 매니저 겸…. 이 여자가 왜인지 날 너무 좋아한다. 제가 모성애를 자극하는 스타일인가보다.(웃음)


-본인의 분야를 개척하면서 마음도 편안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고민이 많았다. (유)재석이나 (김)구라 형이나 이런 사람처럼 방송에 올인하고 모든 에너지를 방송에 투입하고 또 방송이 없으면 인간관계를 쌓으며 또 방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그게 안 되는 거다. 나는 방송도 중요하지만 나의 인생이, 내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을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왜 방송에 필요없는 것을 좋아할까, 그러면서 뒤쳐지고 밀려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했다. 지금 와 돌아보면 다행히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한 결과가 조금이라도 반영된다 생각하니 다행이다.


-지금은 그런 점이 다른 예능인과의 차별점이 됐다.


▶좋은 캐릭터라기보다 드문 거다. 구라 형이 만날 그런다. '너 같은 개그맨은 처음 봤다'고. '썰전' 전엔 TV도 잘 안 봤다. 책 보고 음악만 들었다. '썰전' 하면서 방에서 쓸 TV를 샀고, '복면가왕'을 하면서 드디어 가요를 듣는다. 그래서 나는 방송이 더 고맙다. 내가 방송을 안 했다면 뭔가 이상한 사람이 됐을 것 같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뭔가 시니컬하기만 한. 방송국 생활을 하고 대중적인 걸 하면서 내 신선도 열려가는 것 같다. 가요 듣고 TV 보는 것이 내게 뭔가 치유가 된다고 할까.


개그맨 이윤석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개그맨 이윤석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10주년을 맞이한 '무한도전'의 원년 멤버이기도 하다.


▶얼마 전 동창회를 하지 않았나. 옛 멤버를 잊지 않고 불러줘 고맙긴 한데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거 끝나고 시작한 게 '식스맨'인데, '새 멤버 뽑는데 욕심낼까봐 원천봉쇄를 했구나' 했다. 언감생심 넘겨보지 말라고.(웃음) 옛날 멤버들과 선을 그었다 싶더라. 그리운 마음도 있다.


-나름 '무한도전'에 지분도 있다. 마봉춘, 몸개그 등등.


▶맞다. '마봉춘'을 작명한 게 나다. 유재석-나경은의 인연을 만들어 준 뒤에 과감히 떠났는데 그게 '무한도전'에서 제 지분이라면 지분이다. 방아깨비 몸개그는 내가 지금 봐도 웃기다. 그만한 슬랩스틱을 본 적이 없다. 유재석씨가 그때 '이윤석씨는 정말 보배예요 보배' 그랬는데 '무도'를 떠났다. (웃음)


-또 다른 프로그램을 해보고픈 마음이 있나.


▶저한테 맞는 거라면 더 해보고 싶기도 하다. '역사저널 그날'이나 '썰전'처럼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다른 아무 것도 못할 것 같기도 하고. 맘속으로는 그래서 '날로 먹는' 걸 하고싶은 마음도 있다. (웃음)


사실 라디오에 대한 꿈이 있다. 원래 헤비메탈의 팬이지만 그것보다는 학자들이 나와서 자기 전문 영역을 이야기하도록 전문가들로 게스트를 구성해서 하는 지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 재미있으면서도 뭔가 남는 걸 듣고 싶은 분들도 있지 않겠나 싶어서. 그래도 재밌고 웃기게 할 수 있다. 지금 팟캐스트에서 시도하는 영역인데, TV로는 어려울 것 같고 라디오라면 괜찮을 것 같다.


-책은 얼마나 읽나.


▶하루 한 권 꼴로 산다. 한 달에 30권은 산다. 일단 산다. 책을 볼 때는 목차를 보고 보고싶은 곳을 골라 읽는다. 좋은 책은 두번 세번 다시 보기도 하고. 사실 역사보다는 과학에 관심이 많다. '역사저널 그날'에서 시작해 '과학저널 그날'까지 하는 게 제 목표다.(웃음)


-책에서 읽은, 본인이 마음에 품고 있는 구절이 있나.


▶마음에 품고 다니는 이야기가 있다. 글자는 실제 뜻을 담고 있으면서 그 자체이기도 하다고. 이윤석 역시 이윤석을 뜻하는 말이자 이윤석 자체다. 그 스스로 뜻이 담겨있다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주자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캐릭터를 어떻게 잡을까, 나는 왜 못하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우러나는 대로 표현하자고 생각한다. 내 이름 안에 이윤석이란 뭔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가 또 있다. '당신은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있니까?' '예'라고 하면 '아니오'란 뜻이 되고 '아니오'라고 대답하면 결국 '네'라는 뜻이 된다. 누가 예, 혹은 아니오라고 할때 그 뜻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속단하지 말자고 스스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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