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0명 인질 구출 작전의 성공 뒤엔 과도한 수면가스 사용이 있었다.
24일 방송된 MBC '신기한TV 서프라이즈'의 '익스트림 서프라이즈'에서는 '최악의 작전'으로 2002년 10월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한 극장에서 발생한 끔찍한 참사를 소개했다.
극장에 침입한 이들은 체첸 출신 테러범들로 "러시아 정부에서 체첸의 독립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850명의 인질을 모두 죽이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러시아 전역은 충격에 휩싸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체첸에서 러시아 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며 "테러범들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또 "인질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겠다"며 러시아 연방보안국을 FSB를 통해 진압작전을 명령했다.
하지만 진압작전은 쉽지 않았다. 자살특공대로 무장한 테러범들이 곳곳에 폭탄을 설치했고, 자신들의 몸에도 폭탄을 부착했다. 무리하게 작전을 수행하면 인질 모두가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시민들은 동요했고, "이들의 제안을 받아 달라"며 원성을 높였다.
인질극 나흘만인 10월 26일 테러범은 완전히 진압됐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극장 환기구로 수면가스를 주입했고, 30분 뒤 무력해진 틈을 타 최정예 특수부대를 극장으로 진입시켜 1시간 반 동안 총격전 끝에 테러범을 사살하고 인질범 600여 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진압과정에서 117명의 인질이 희생됐지만 600여 명이 넘는 인질이 구출된 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치솟았다.
하지만 이틀 뒤인 10월 28일 인질 치료를 맡았던 의사 안드레아는 "구출 작전에 사용된 가스 때문에 100여 명이 넘는 인질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러자 정부와 FSB의 과도한 진압과 인질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스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러시아 정부는 "가스의 정체는 모든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수면가스"라며 "진통제인 펜타닐과 가스마취재인 할로타닌의 혼합물"이라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펜타닐은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200배라 과다 흡입시 호흡이 멈추고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가스가 주입되자 테러범들은 방독면을 착용했지만, 인질범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맞아야 했다"고 밝혔다.
결국 수많은 인질이 가스중독으로 혹은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 후유증으로 숨진 이들까지 총 128명의 인질이 가스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는 사망한 인질에 대한 보상마저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더 큰 비판을 받았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