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예능 봄 개편..'1박'·'불후' 잇는 장수예능 나올까(종합)

"모든 프로그램의 목표는 '장수'가 아닐까요?"(KBS 손자연PD)

KBS가 봄 개편을 맞아 새 예능 프로그램 3편을 차례로 선보인다. 지난해 추석 파일럿 당시 가능성을 보여준 '하룻 밤만 재워줘', '건반위의 하이에나', '1%의 우정'이 차례로 정규 편성됐다.

저마다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자부하고 있다. '1박 2일', '불후의 명곡', '해피투게더' 등을 잇는 KBS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호텔에서 2018 봄 KBS 새 예능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하룻 밤만 재워줘'의 박덕선PD, '건반위의 하이에나'의 남성현PD, '1%의 우정'의 손자연PD가 나란히 참석해 각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룻 밤만 재워줘'는 사전 섭외 없이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상까지 공유하며 또 다른 가족을 만든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가수 김종민과 이상민이 MC로 낙점됐다. 27일 오후 11시 10분 첫 방송으로, 정규 편성된 3편의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됐다.

박PD는 "100% 사전 섭외 없이 해외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잘 집을 구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지금까지 많은 여행 프로그램이 여행지의 풍경과 맛집을 담으려 했다면, 우리는 거기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 리얼리티 휴먼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룻 밤만 재워줘'는 파일럿 방송 당시 1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으나 무작정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일부 시청자들의 반감을 얻어 '민폐 방송'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박PD는 "현지 분들이 불편함을 느낄까 봐 촬영이 끝나고 충분히 설명을 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부분이 방송에 안 나가서 오해를 샀다"며 "그 부분에 대해 더 신경 쓰고 보완하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박PD는 또 "언어 부분에 대해 생기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MC 김종민, 이상민 뿐 아니라 같이 가는 게스트 분들도 그 나라 사람들과 얘기하는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언어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건반위의 하이에나'는 '하룻밤만 재워줘'에 이어 오는 3월 2일 첫 방송된다. 동시간대 강자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와 시청률 경쟁을 벌이게 됐다.

'건반위의 하이에나'는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원 차트 생존기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 국내 대표 뮤지션들의 음원 제작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개그맨 정형돈, 가수 정재형와 슬리피가 MC로 나선다.

남PD는 "'음원차트 생존기'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며 "음원도 생존하고, 방송도 생존하기 위해 하이에나처럼 방송을 재밌게 만들 것이다. 음원을 만드는 아티스트들의 예민하고 털털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음원적 재미를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추석 파일럿 방송 당시 공개된 그레이의 '잘'은 주요 음원 사이트에 발매돼 차트 1위에 오르며 음원시장을 흔들었다. 남PD는 방송이 음원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장악이 아닌 상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PD는 이어 "파일럿에 나왔던 분들도 음원 성적을 떠나 자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고 해 만족해했다"며 "(음원차트 장악을) 경계하겠다. 새로운 음악,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 후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 가수 최백호와 방탄소년단을 꼽았다.

그는 "얼마 전부터 연락을 드리고 있는 최백호 선생님 나왔으면 좋겠다"며 "방탄소년단도 섭외하고 싶다. 사실 역으로 '저희 오빠 좀 섭외해 달라' 요청하는 팬들이 많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같은 K팝 스타들이 얼마나 곡을 잘 쓰고 만드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의 우정'은 오는 3월 3일 첫 방송된다. 파일럿 당시 활약했던 배철수와 안정환이 출연하며 김희철이 새롭게 MC로 합류해 신선한 재미를 불어넣는다.

'1%의 우정'은 상반된 성향의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루를 보내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우정을 쌓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김희철의 파트너로는 주진우 기자가 캐스팅됐다.

손PD는 주 기자 섭외 이유에 대해 "연예인이 아닌 분들을 생각하다 보니 '이 시대 가장 핫한 인물이 아닐까'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됐다"며 "(주 기자가) 굉장히 강한 부분도 있지만 반전의 매력이 있더라. 만나보고 더 같이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PD는 또 "김희철이 새로운 MC로 합류하면서 안정환이 했던 것처럼 1%의 만남을 가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웬만한 연예인하고는 쉽게 친해지고 마음을 열어서 연예인 중에선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김희철을 당혹하게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찾던 찰나에 완전히 다른 분야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MBC 예능 프로그램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과의 유사성에 대해선 "비슷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반드시 친해지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사람과 하루를 지내면서 친구가 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사회에서도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서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번쯤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칙한 동거'처럼 같이 사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고 강조했다.

손PD는 또 새 프로그램들이 롱런하길 기대하며 "프로그램을 단발 몇 회만 생각하고 기획하는 PD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공영 방송이다 보니까 웃음에 대한 부분들을 조금 더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조금 더 다양한 시청자들을 생각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청자들, 더 어리고 젊은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웃음을 찾는 것에 있어 고민하는 것도 사실이다. 밸런스를 얼만큼 어떻게 맞춰나가는 게 남겨진 숙제"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