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코너 '봉숭아학당' DJ 믹세진 합류..2018 유망주 개그맨 선정

이세진(31)은 개그맨 선후배들이 꼽는 유망주다. 지난해 말 JDB엔터테인먼트 소속 개그맨들이 진행한 '2018년 가장 전망이 밝은 개그맨' 투표에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JDB엔터테인먼트에는 김대희, 김준호, 김준현, 박나래 등 걸출한 개그계 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유망주요?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 것 봐요."
지난 23일 서울 KBS 본관 맞은편 카페에서 이세진을 만났다. 그는 아직 주위의 칭찬과 기대가 어색한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기분 정말 좋았죠. 저도 선배들처럼 대단한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그만큼 올해는 더 욕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요."
이세진은 현재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에서 '봉숭아 학당', '대화가 필요해 1987', '대행 알바' 등 3개의 코너에 출연하며 활약 중이다. 특히 이달 초부터 인기 코너 '봉숭아 학당'에 합류해 DJ 콘셉트의 '믹세진'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봉숭아 학당'은 정말 어릴 때부터 즐겨 보고 좋아했던 코너에요. 개그맨이 되고 나니 꼭 '봉숭아 학당'에 들어가 코미디를 해보고 싶었어요. 운 좋게도 (녹화) 현장에서 (웃음이) 잘 터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이세진의 '봉숭아 학당' 출연은 4~5번의 도전 끝에 성사됐다. 지난해 10월 동물 조련사 강형욱을 패러디한 '강형아' 캐릭터로 녹화까지 마쳤지만 통편집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출연이 성사된 것은 '믹세진' 캐릭터가 처음이다.
"그동안 많이 '까'였어요. '정말 문턱이 높다'는 것을 실감했죠. '봉숭아 학당'은 신인들에겐 정말 좋은 무대에요. 혼자 나와서 캐릭터 쇼를 하니까, 자신의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믹세진'은 이세진의 강점인 '언어유희'를 잘 살린 캐릭터다. EDM 음악을 깔고 뚱딴지같은 단어조합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이세진 특유의 말장난 개그다.
"보통 클럽에서 DJ가 음악을 '믹싱'한다고 하잖아요. 말도 음악처럼 잘 섞어보면 웃기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원래는 (김)준호 선배에게 '꺾기도', '같기도'에 이은 3탄 '섞기도'로 제안했어요. 선배도 깔깔 대며 재밌어했는데 코너 검사에서 퇴짜를 맞았어요."

이세진은 '대화가 필요해 1987'에서도 김대희와 장동민, 신봉선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 된 밥에 숟가락을 얹는 느낌이었다"는 그는 "선배들에게 누가 되거나 '왜 끼어 있는 거냐'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 했다"며 의욕을 보였다.
신봉선을 짝사랑하는 남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아주 어려운 연기"라고 농을 치며 웃었다.
"(신)봉선 선배와 진짜 '썸'을 타는 신이 있었는데, 선배가 '아무리 연기라고 하더라도 설레는 마음은 조금 있어야지 보는 사람도 더 '심쿵'을 한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힘들겠지만 최대한 설레는 감정으로 임해보려 했어요. 그렇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그래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하."
2014년 KBS 29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이세진은 '개그 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이 하나둘 복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배들이 ''개그 콘서트'를 다시 살려보자' '옛날의 영광을 다시 찾아보자'는 의도로 복귀해서 도와주시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며 "김준호, 김대희, 강유미, 장동민, 신봉선 선배 등 다들 한 시대에 획을 그은 개그맨들인데, 같이 개그를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료 개그맨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만큼, 향 후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활약 여부도 관심 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그는 가장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주저하지 않고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을 꼽았다.
"혼자 촬영하는 상상을 많이 해봐요. 개그맨이면 누구나 '1박 2일' 같은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나가고 싶어 하겠죠. 만약에 나가게 된다면 전 개그맨이니까 김준호 선배 같은 역할을 할 것 같네요."
'1박 2일' 시즌3 멤버로 맹활약 중인 선배 개그맨 김준호(43)와는 JDB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다.
이세진은 "김준호 선배가 '1박 2일'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어 보인다"며 "물론 힘든 것도 있겠지만 촬영한 얘기를 들어보면 되게 즐거워하는 것 같더라"고 부러움을 나타냈다.

음악 활동도 계획 중이다. 힙합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이세진은 요즘 랩 연습에 한창이다. 올여름 첫 음반을 발매하고 '개가수'(개그맨+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랩을 좋아하고, 취미로 랩을 하곤 했어요. 올 2월부터는 랩 레슨도 받고, 단칸방 하나를 빌려서 독학으로 연습도 하면서 준비 중이에요. Mnet '쇼 미 더 머니' 시즌7이 한다면 나갈 의향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꿈이 2개였는데, 하나는 개그맨, 하나는 래퍼였거든요. 일로 접근하기보다는 즐겁게 접근하면서 꾸준히 음악 활동도 하고 싶어요."
이세진은 지난 2007년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로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무명 생활은 길어졌고, 이세진에겐 그럴수록 무대는 간절하고 소중해졌다. 마침내 2014년 KBS 29기 공채 개그맨으로 재데뷔를 했고 '개그 콘서트'를 통해 점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16~2017년 '개그 콘서트'에서 영화 '내부자들'의 캐릭터를 패러디한 '이병원'으로 분했던 그는 "장난 지금 나랑 하냐?"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진정성 있게 코미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아요. 그래도 '이병원'이 제 인생에 끝이 되면 안 되니까 부담이에요. 재미있는 캐릭터를 짜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어렵네요. 앞으로 더 유명해지고 영향력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코미디언들도 잘 먹고, 잘 살고,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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