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3' 지영산 "무명시절 다른 직업에 안주할 뻔..다시 배우 꿈 이뤘죠"[인터뷰③]

배우 지영산(47)이 '국내 2세대 VJ'로 활동한 화려한 과거를 언급했다. 배우 공유, 남궁민, 장영란이 지영산의 VJ 후배였다.

지영산은 최근 서울 중구 신당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TV조선 토일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3(극본 피비(Phoebe, 임성한), 연출 오상원, 최영수, 이하 '결사곡3')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결사곡'은 라디오 방송국 식구인 라디오PD 사피영(박주미 분), 라디오DJ 부혜령(이가령 분), 라디오작가 이시은(전수경 분)이 각각 의사 신유신(지영산 분), 변호사 판사현(강신효 분), 교수 박해륜(전노민 분) 남편과 결혼했다가 남편들의 불륜으로 이혼, 재혼을 하며 겪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

지영산은 극중 신병원 신경정신과 원장 신유신 역을 맡았다. 신유신은 사피영의 전 남편으로, 아미(송지인 분)와 새살림을 차렸지만 양모 김동미(이혜숙 분)와 한 집에서 불편한 동거를 했다. 신유신은 사피영이 서동마(부배 분)와 재혼하자 질투하면서 딸 지아(박서경 분)에 대한 양육권 다툼을 하는 등 지질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유신 역은 '결사곡' 시즌1, 2에서 이태곤이 연기했다가 시즌3에서 지영산으로 교체됐다.

지영산은 1997년 엠넷 4기 공채 VJ로 데뷔해 여러 예능에서 활약하다가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연개소문', 시트콤 '세 친구', '@골뱅이', '오렌지', 영화 '고지전', '한번도 안해본 여자', 연극 '돼지를 잡아먹은 소크라테스'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한번도 안해본 여자' 이후 8년 만에 '결사곡3'으로 매체 활동을 재개했다.

-4월 1일 만우절이 생일이다.

▶내 생일을 말하면 다들 믿지 못하더라.(웃음) 지금 거짓말 같이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긴 공백기는 어떻게 보냈나.

▶다른 배우들과 똑같이 보냈다. 살아야 했기 때문에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일을 하며 남는 시간에 연극배우 선배님, 배우분들과 소규모 연기 스터디 그룹을 했다. 10명 정도의 사람들과 호흡하고 대본 연습하고 프로필을 돌렸다. 그걸 하며 버텼다. 일을 그만둔 계기는, 내가 기로에 선 적이 있었다. 너무 좋은 직장이었는데, 너무 편해서 여기서만 계속 일해도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40대 중반에 내가 병원에서 근무한지 4년 차였을 때였다. 어느 날 문득 내가 50살이 됐을 때 연기를 안 하고 있으면 후회하고 있을 것 같더라. 머리에서 그 생각이 떠나질 않고 몸도 아팠다. 내가 50살이 되기까지 2년이 남았는데 '결사곡3'를 하면서 스스로 약속을 지킨 거다. 이건 내가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다. 아버지는 1999년도에 돌아가셨지만 어머니는 내가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그렇게 기뻐하셨다. 어머니 덕분에 내가 많이 지탱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연기하고 싶은가.

▶'결사곡3' 촬영을 마치고 계속 먹고 자고를 반복했다. 1화부터 16화까지 큰 역할의 대장정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촬영이 끝날 때쯤 허탈하고 주체가 안 되더라. 앞으로의 일 얘기를 회사와 나누면서 지금 중요한 시점에 있다. 그래서 매일 '지혜롭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임성한 선생님이 나에게 해준 말처럼 단순하게 집중하면서 가는 것이 나에게 중요하다. 매 순간을 신중하게 가려고 한다. '어떻게 내가 50살을 맞이해야 하지?'라는 숙제가 있고 잘 풀어내고 싶다.

-배우로서 포부가 있다면?

▶포부를 솔직하게는 지금 말 못하겠다. 이제 다시 시작했고 풀어나가야 할 게 너무 많다. 내가 천주교이고 어머니랑 '지혜롭게 해달라'고 기도를 많이 한다. 예전엔 사람들이 나를 봐주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가야하지?'라고 생각한다. 오늘 인터뷰도 '지혜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나왔다. 좋은 사무실을 만나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데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배우로서 갖고픈 수식어가 있는지? 또는 연기해 보고 싶은 장르는?

▶수식어는 과분한 것 같다. 욕심나는 건 가족 얘기를 해보고 싶다. 소소한 가족 얘기를 하고 싶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크기 때문이다. 그걸 잘 풀고 싶다.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끝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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