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연, 금주 하나도 지키지 못했어요. 똑같은 죄로 다시 넘어졌어요."
러블리의 대명사, 히트작 제조기라고 불리는 배우 최강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감추고 싶은 치부를 솔직히 드러낸 그의 고백이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네고 있다.
최강희는 지난 1995년 KBS 2TV 드라마 '신세대 보고 -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학교' '달콤한 나의 도시' '술의 나라' '단팥빵' '맹가네 전성시대'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고맙습니다' '추리의 여왕' '굿캐스팅' 등 수많은 작품을 성공시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작품은 지난해 4월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안녕? 나야!'다. 그동안 긴 공백기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던 최강희는 1년 6개월이 넘게 활동을 쉬고 있다. 그런 그의 근황이 의외의 곳에서, 의외의 키워드들로 들려왔다.
최강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새롭게 하소서 CBS'에 출연해 "술, 담배를 끊고 우울증도 낫고 다 해결된 줄 알았다. 그런데 똑같은 죄로 다시 넘어졌다. 문제가 생긴 일에 뚜껑을 덮어놓은 상태로 있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또 "자존감이 너무 낮았다. 자해도 했다. 봉지에 술을 (넣고) 덜덜 떨면서 문 닫고 울었다. 뭐라도 끊고 내가 좀 괜찮은 사람이고 싶은데 금연, 금주 하나도 못했다"며 힘들었던 지난날을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위라클'에서는 고깃집 아르바이트 근황을 전했다. 최강희는 "고깃집에서 3개월째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시간 당 만 원을 받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연예인 병이 걸려서 주방에서 안 나왔는데 20대들이 나를 모르더라. 연예인 아니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시도해보고자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인생 너무 걱정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특유의 천진한 미소를 지었다.
최강희의 솔직한 고백은 곧 화제를 모았다. 사회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연예인이, 그것도 젊은 여배우가 흡연이나 우울증을 입밖에 내는 것은 아직까지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도 자신의 발언이 많은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앞서도 이와 비슷한 고백을 해 화제의 중심에 선 바가 있기 때문.
그럼에도 최강희는 솔직했다. 자신을 긴 시간 힘들게 한 우울증과 금주, 금연 문제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겪었던 심리적 괴로움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최강희의 솔직하고 담백한 고백은 불특정다수와 지난날 고통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내면이 단단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최강희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는 진정성이다. 작품에 참여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의 판단에서 비롯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번에는 배우 최강희가 아닌 인간 최강희로서의 삶에 무게를 두고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탐험을 이어가고 있다. 연예인으로 보여지는 겉모습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 귀를 귀울인 결과다.
자아 탐구는 보편타당성을 지닌다. 그렇기에 최강희의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왔고, 실제 자신의 결단을 행동으로 옮기고 때로는 넘어지며 계속해서 전진하는 모습은 큰 울림을 주기 충분했다. 그리고 이는 곧 보다 성숙한 내면으로 돌아올 최강희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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