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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꺾마계 킹왕짱' 정유민 "'빨간풍선', 매운 맛으로 남을 듯"[★FULL인터뷰]

'중꺾마계 킹왕짱' 정유민 "'빨간풍선', 매운 맛으로 남을 듯"[★FULL인터뷰]

발행 :

한해선 기자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어쩔티비... 중꺾마"


불륜 커플의 이별 장면에서 나온 당당한? 황당한? 대사인데, 배우 정유민(31)이 기깔난 몰입력으로 이 장면을 소화했다. 이쯤되면 문영남 작가가 TV조선 토일드라마 '빨간풍선'(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의 '자체 X맨'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극한의 미션신을 던진 건데, 정유민은 '짤 부자'가 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데뷔 12년 차 내공이 기적적으로 발휘된 순간이다.


'빨간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아슬아슬하고 뜨끈한 이야기.


정유민은 극 중 조은강(서지혜 분)의 여동생인 조은산 역을 맡았다. 은산은 MZ세대답게 당당하고 쿨한 성격을 가진 반면, 사춘기 시절 아버지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 후 비연애, 비혼주의자로 살다가 유부남인 회사 사장 지남철(이성재 분)과 불륜 관계를 맺었다. 은산은 가족들에게 남철과 불륜 관계가 발각된 후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를 외치며 그와의 이별을 택했다. 은산의 언니 은강 역시 절친인 한바다(홍수현 분)의 남편 고차원(이상우 분)과 바람이 나 은산은 언니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불륜 자매'로 많은 욕을 먹었다.


'빨간풍선' 엔딩은 은강과 은산이 불륜 상대와 이별하고 새 삶을 찾는 듯해 보였지만, 은강이 차원과 미소로 재회하고 은산은 남철과의 이별에서 뉘앙스가 어울리지 않는 '중꺾마'란 표현을 써서 '불륜 미화'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빨간풍선' 엔딩을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봤나.


▶나는 각자 선택을 한 삶들을 사는 거라고 봤다. 각자 책임을 지고 사는 걸 보여주면서 열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빨간풍선' 최종회가 방송된 후 시청자 반응이 들끓었는데.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엔딩 촬영을 할 때 몰입하느라 의식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라고도 하고 좋았다고도 하더라. 새삼 우리 드라마에 대한 화제성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 샵에 갔더니 홍승범이란 배우 친구가 나에게 인사로 '요즘 핫해'라고 하더라.(웃음) 감사하게도 내 SNS에 들어오셔서 DM과 댓글로 '너무 얄미운데 배우님은 칭찬하고 싶다', '정유민은 응원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식당뿐만 아니라 길을 다니면 아주머니들께서 진짜 많이 알아보시면서 나에게 '어머 빨간 풍선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시더라. 재미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엔딩에서 이성재와 '중꺾마'로 삶에 의지를 다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수많은 '짤'(짧은 사진, 영상의 밈)을 생성했다.


▶승범이도 짤 봤다면서 핫하다고 하더라. 나의 짤로 보시는 분들이 재미를 느꼈으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기억될 만한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남긴 것 같아서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된 것 같아 좋다. 오늘도 오면서 태그를 몇 개 당했는데 다 '중꺾마'로 태그 당했다. 은산이가 언니한테 (불륜이) 걸려서 혼나는 장면도 태그를 많이 당했다.


-'중꺾마' 대사를 대본으로 처음 봤을 때 상당히 이질적이었을 텐데.


▶이질적이란 느낌을 받기 이전에 무슨 말인지 몰라서 오타가 난 줄 알았다. 찾아보니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의미가 있더라. 이 대사를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하고 고민했다. 그래서 성재 선배님, 감독님과 많이 얘기를 하면서 이 대사 안에 19회 동안 은산이가 끌어온 감정을 잘 담아서 얘기하면 충분히 괜찮을 거라고 얘기가 나왔다. 그렇게 믿고서 나는 내가 할 있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다. 모니터링 했을 때는 내가 의도한 느낌도 보이면서 재미있더라. 줄임말이 은산과 남철 둘 만의 대화이지 않냐. 슬픈 감정의 이별 장면인데 줄임말을 서로 주고받는다는 게 두 사람의 대화에서 그들만의 은어처럼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썩 오글거리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은산이가 '28세 MZ세대'인게 강조되면서 대사에 '킹받네', '킹왕짱', '할말하않', '어쩔티비', '중꺾마' 등 수많은 은어가 쓰였다.


▶내가 사용한 줄임말은 작가님이 대본에 가져와서 재미있는 요소로 녹인 것 같다. 줄임말을 사용할 때 연령이 정해져 있진 않다고 생각했다. 나도 자주 사용하진 않았지만 그 언어가 주는 가벼운 재미가 있겠다. 그런 걸 표현해 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전달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재미있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 사실 '어쩔티비'를 어떻게 쓰는지 몰랐는데 '할말하않'은 알았다. '말잇못'도 처음에 대사로는 말하기 어색했다.(웃음)


-은산 역은 어떻게 준비했나. MZ세대의 대사 표현도 신경을 많이 썼어야 했는데.


▶'할말하않', '킹받네'란 말을 평소에도 많이 쓰려고 했다. 뉘앙스를 동생인 스태프들에게 물어보고 배웠고 의상, 스타일을 꾸밀 때도 은산이의 외형이 잘 드러나게 준비했다. 외형이 변하니 행동도 변했다. 원래도 털털한 편인데 더 심하게 된 것 같다.(웃음) 내가 MBTI 검사를 네 번 했는데 집에서는 INFJ가 나오고 일할 때는 ENTJ로 결과가 정반대로 나오더라. 집에선 주로 운동하거나 책 읽는 걸 좋아해서 그럴 땐 F이고 외로움을 잘 모른다. 그러면서 사람들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고난이도인 은산의 대사를 소화한 것 자체가 대단하다며 시청자들에게 연기력 칭찬도 받았다.


▶나는 은산이에게 온전히 집중해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 은산이의 언어로서 표현하려고 고민하고 상상도 해봤다. 많이들 칭찬해 주시는 것에 대해 그저 격려를 해주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생각해 보니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칭찬을 들으니 뿌듯하더라. 더 힘을 내서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역할과 엔딩은 논란이었지만 필모 중 가장 크게 얼굴을 알리면서 '빨간풍선'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과 작품을 해서 나는 낯선 얼굴일 수 있는데 그래서 신선한 느낌들을 받으신 것 같다. 같이 한 선배님들의 후광 덕인 것 같다.


-불륜 캐릭터, 막장극이란 점에서 '빨간풍선' 출연을 결정할 때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이 드라마에 들어갈 때 '빨간풍선' 홈페이지에 공개된 역할 내용만 알고 들어가서 불륜 캐릭터인지 예측하지 못하고 시작했다. 은산이가 그저 당찬 MZ세대인 줄만 알았는데 대본을 보고 '어? 어?' 했다. 생각보다 과감한 내용들이 있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계속 집중하면서 해보려고 했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은산과 남철은 서로 어떤 점에 이끌렸을까.


▶은산이 처음엔 남철에게 연민을 가진 게 아닐까 싶었다. 남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연민을 한 것 같다. 은산이는 속도 깊고 눈치도 빠르고 내공이 있었는데 남철이를 처음에 보고 파악했고, 남철이의 심정을 공감하고 쌓여서 연민이 됐을 수도 있다.


-은산과 남철이 부모와 자식뻘인 21세의 나이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불륜 관계를 가진 점도 시청자들이 분노한 포인트였다.


▶은산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은산이는 눈치가 빠른데 직진 캐릭터다. 정확하고 본인이 피해볼 것에 계산을 안 한다. 무슨 일이 생겨도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은산이의 그런 마음가짐, 강단과 결단은 멋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정유민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은산의 행동 중 제일 이해가지 않았던 행동은?


▶'이제 연락 안 할 거야' 하고서 계속 연락하는 모습이었다.(웃음) 은산이가 다른 건 다 지키는데 남철에 대한 사랑 앞에서는 되게 아이 같아지더라. 철없이도 행동했다.


-가족이나 친구가 은산처럼 행동했다면 어떤 조언을 해줄 것 같은지.


▶은산이의 과감한 성향이 올라와서 바로 잡아야겠다. 바로 앉혀놓고 정신교육 시켜야겠다. 이유를 들어보고서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설명할 것 같다.


-2019년 KBS 1TV '꽃길만 걸어요'에서 갑질을 일삼는 악역 황수지 역, 2021년 KBS 2TV '빨강 구두'에서 철부지 금수저인 권혜빈 역을 선보였다가 이번에 '빨간풍선'에서 반대인 흙수저 역할을 연기했다.


▶최근에 내가 갑질에 대한 인상이 강했나보다. 그전엔 오랫동안 흙수저 역할이었다. 갑질, 재벌집 캐릭터를 하니 임팩트를 강하게 남긴 것 같다. 오랜만에 흙수저를 하니 의상도 편하고 재미있더라.


-2012년 드라마 '홀리랜드'로 데뷔해 12년 차인 올해 '빨간풍선'으로 인지도를 올리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드라마 '유나의 거리', '순정에 반하다', '리멤버 - 아들의 전쟁', '가화만사성', '구르미 그린 달빛' 조연, '응답하라 1988', '이태원 클라쓰', '슬기로운 의사생활' 특별 출연을 거쳐 최근 3년 사이 '꽃길만 걸어요', '빨강 구두', '빨강풍선'까지 주연의 단계로 올라섰는데.


▶우리 드라마가 되게 잘됐구나 싶은데 내 개인적으로는 인지도를 아직까지 다 체감하진 못했다. 20대 초반엔 언제 뜰까 생각도 했는데 그 이전에 연기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 어떻게든 연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특별 출연도 많이 하면서 12년 세월이 흐른 줄 모르게 항상 바쁘게 연기했다. 되돌아보면 그 시간들 속에서 열심히 살았고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갈망하며 살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 힘든 생각, 안 좋은 생각을 오래 안 갖고 있으려고 하고 빨리 풀려고 한다. 그래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떤 배우가 되고픈가.


▶너무 좋은 배우들이 많으셔서 그 분들의 장점을 닮고 싶다. 앞으로는 정유민만의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고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빨간풍선'은 정유민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되게 빨갛고 강렬하게 기억될 것 같다. '빨간풍선'은 나에게도 되게 매운 맛이었다. 가슴 속을 화끈하고 뜨겁게 만들었기 때문에 정말 오랫동안 기억이 될 것 같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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