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부산촌놈 in 시드니' 류호진-윤인회 PD 인터뷰.

여행으로 해외 문화를 체험하는 예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워킹 홀리데이로 여느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강력하게 해외 문화를 직접 체험한다. '부산촌놈 in 시드니'가 안방극장에 선사하는 색다른 재미다.
tvN '부산촌놈 in 시드니'(이하 '부산촌놈')는 부산 출신 4인방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 곽준빈(곽튜브)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즐기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 23일 첫 방송했다.
'서울촌놈'과 '어쩌다 사장' 시리즈를 연출했던 류호진, 윤인회 PD가 또 한 번 의기투합했다.
'부산촌놈'은 류호진, 윤인회 PD 특유의 고생 체험과 문화, 사람들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해외 여행, K-문화 알리기 같은 기존 예능과는 또 다른 콘셉트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4회(5월 14일) 방송 후 스타뉴스가 류호진, 윤인회 PD를 직접 만나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 앞으로 관전 포인트 등을 직접 들어봤다.

-'부산촌놈'의 시작은 무엇이었는가.
윤인회 PD(이하 윤PD) ▶ 해외 관련 콘텐츠는 이미 많이 있다. 그래서 '진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현지에 가까운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느냐. 자연스럽게 살아보기나 여행보다는 그 삶(현지)을 보려면 같이 일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게 '워킹 홀리데이'라고 봤다. 아무래도 현지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구조물 중에는 현지인들과 함께 일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었다.
-'부산촌놈'까지 류호진, 윤인회 PD가 벌써 3개의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tvN 예능을 대표하는 '단짝 PD'가 됐다. 서로 호흡은 잘 맞는가.
윤PD ▶ 선배(류호진 PD)는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어 보고 싶어하는 스타일이고, 저는 그냥 많이 먹는 스타일이다. 단적인 예였지만, 서로 한계점까지 끌어낼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본다.
류PD ▶ 윤PD는 사람 관찰,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난 PD다. 저는 틀을 짜고 구조화 하는 거를 좋아하고, 윤PD는 캐릭터 베이스를 잘 만든다. 제가 무대를 지으면, 무대 위에 서는 배우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게 윤PD다. 사실 취향이나, 성격 같은 게 딱 맞아떨어지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오히려 너무 달라서 잘 맞는다. 벌써 3년이나 함께 했는데, 단짝이다. 잘 맞는다.
-왜 '부산촌놈'은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로 떠났는가.
류호진 PD(이하 류PD) ▶ 워킹 홀리데이를 할 수 있는 많은 나라가 있었다. 워킹 홀리데이라는 게 현지에서 살아갈 외국인이 익숙하게 할 수 있는 장치였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가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하다. 또 워킹 홀리데이와 관련해 관심도 많은 나라 중 하나가 호주다. 그래서 호주를 선택했다.

-시드니 외에 다른 지역도 있었을 텐데, 시드니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류PD ▶ 워킹 홀리데이니까, 일도 하고 현지 문화와 생활도 즐겨야 한다. 출연자들이 현지에서 즐길 때, "호주 갔다"라는 설명을 적게 하려다보니 시드니로 결정하게 됐다. 시드니에 오페라 하우스가 유명하고, 많은 시청자들이 알고 있다. 저희가 그 장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시드니라는 설명을 더 할 필요는 없다. 사실, 저는 멜버른으로 가고 싶었다. 멜버른에 더 힘든 일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후배들 생각은 달랐다. "집에 가는 길에 오페라 하우스가 보여야 폼이 나지 않겠냐"고 하더라 . "출연자 입장을 생각해서, 그게 보이면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윤PD ▶ 단순히 여행지를 방문해서 즐기는 형태의 여행 예능이었다면, 시드니를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저희는 일을 하러 가는 예능이었다. 그래서, 출연자들이 퇴근하고 "맥주 어디서 할래?"라고 했을 때, '오페라 하우스'라고 하면 그거 하나로 설명이 된다. 그래서 시드니였다.
-부산 사나이들이 모이게 됐다. 출연자들의 선택 기준이 있었는가.
류PD ▶ 이시언 씨와 이야기를 하던 중, "부산 출신 출연자들끼리 해보면 어떨까?"라고 했었다. 그러다 '무엇을 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워킹 홀리데이를 하자는 거였다. '부산 출신 중에 지금 가장 핫한 사람들과 함께 해보자'라고 이시언, 허성태, 안보현 그리고 곽준빈으로 멤버가 꾸려지게 됐다. 특히 곽준빈 씨는 윤인회 PD가 '곽튜브'에 빠져있던 이유도 있다.
윤PD ▶ 곽준빈 씨는 '곽튜브'를 통해 해외 여러 나를 소개했다. 특히 해외에서 현지인들과 발생하는 케미가 가장 큰 매력이다. 그게 워킹 홀리데이로 들어간다면, 재미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확신이 있었다. 안보현 씨는 이시언 씨가 추천했다. 보현 씨가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피지컬이 좋아서 일도 잘 할 것 같았다. 실제로 현장에서 묵묵하게 일도 잘 해줬다. 맏형처럼 멤버들도 다 챙겨줬다. 허성태 씨는 반전이 있다. 보기와 다른 반전은 방송으로 이미 보셨을 거다. 그리고 맏형인데도 불구하고 엄마 같은 사람이었다.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 곽준빈까지 '부산촌놈' 멤버들에 대해 만족하는가.
류PD-윤PD ▶ 모두 만족한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또 데려가고 싶다.
-'부산촌놈' 방송 후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 곽준빈은 어떤 반응이었는가.
류PD ▶ 허성태 씨는 출연자들끼리 사투리로 얘기한 게 많았어요. 편집된 부분에 대해서 "왜 안 나갔어요?"라고 물었다. 사실, 되게 재미있었다. 웃음이 빵빵 터졌는데, 자체 심의 결과 방송 불가였다. 아쉽지만, 일단 저희들만의 추억으로 남겼다. 방송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정말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해줬다. 편집된 부분 외에도 앞으로 재미있는 부분은 계속 나온다. 워낙 열심히 촬영(일)을 해주셔서, 시청자들께서 볼거리가 많을 것 같다.
윤PD ▶ 이시언 씨는 방송 전부터 자신의 분량에 기대를 제일 많이 하고 있었다. 시드니에서 자신이 웃음 포인트가 많았다고 생각했다. 예로 청년 사장님과 함께 일을 했는데, "방송에 사장님이 너무 착하게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 나쁘게 나오지 않냐"라고 하더라. 사장님 관련 비하인드를 얘기하는데, 그건 방송에 내보낼 수가 없었다. 이시언 씨도 재미있게 촬영을 해줬는데, 저희가 내보내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곽준빈 씨는 얼핏 보면 투덜거리는 게 많아 보였다. 준빈 씨는 뺀질이가 아니다. 농장에서 같이 일했던 안보현 씨가 완벽하게 일을 해서 그렇다. 준빈 씨가 열심히 했지만, 보현 씨에 비해서는 체력이 좀 떨어진다. 그 부분 때문에 준빈 씨가 자기만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보여지는 게 또 예능적 재미가 아닐까 싶다. 안보현 씨는 이미 보셔서 아시겠지만 '열일의 아이콘'이다. 멤버들 반응은 각자 겪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다. 다들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이런 반응, 소감도 가능했다.

-제작진이 본 '부산촌놈' 멤버들 중 최고의 일꾼은 누구인가.
윤PD ▶ 일로만 두고 보면 안보현 씨다. 피지컬이 좋으니까, 진짜 일을 잘 해줬다. 하지만, 제작진의 취지에서 볼때 문화적 교류에 맞물려 일을 잘 한 사람은 허성태 씨다. 허성태 씨가 일했던 카페는 진짜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이다. 덕분에 아직 방송에 나가지 않은 에피소드가 정말 많다. 무엇보다 카페에서 함께 일한 직원들과 케미도 좋았다. 앞으로 방송에서 잘 보여질 거다.
류PD ▶ 멤버들의 노동을 보면 누가 더 잘했다고 할 수 없다. 다들 열심히 해줬다. 모두 열심히 해줬다.
-4회까지 방송에서 멤버들이 종종 각자 현장에서 민폐 끼치는 것에 미안한 모습이었다. 멤버들 각자 일하는 현장에서 실제 민폐가 된 적은 있었는가.
윤PD▶ 멤버들이 일자리를 선택할 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또 시드니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멤버들이 "일을 하는 거다. 잘 하지는 못해도 민폐 끼치는 거는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었다. 예로 이시언 씨는 자신이 영어를 못해서 카페에서는 일을 할 수 없다고 했었다. 카페 특성상 주문을 받는 게 영어로 소통을 해야하니까, 본인이 택하지 않은 거다. 시언 씨를 비롯해 멤버들 각자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진성성 있게 했다.
류PD ▶ 멤버들이 민폐에 대한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다. 허성태 씨 경우에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가 됐다. 그런 사람이 카페 사장님을 만나서 인사하고, 일을 배울 때도 배우로 촬영하러 갔다는 생각을 안 했다. '여기서 일 못하면 민폐야'라는 생각으로 배우가 아닌, 진짜 카페 직원으로 생각하고 일을 했었다. 저희 멤버들의 마음이 직장에 첫 출근한 신입들의 마음과 같았을 거다.
-멤버들에 대한 사장님들의 평가는 어땠는가.
윤PD ▶ '민폐다'라는 멤버들의 생각과 달리, 사장님들은 "잘 해줬다"는 평가를 해줬다. 사장님들이 왜 이런 평가를 해줬는지는 추후 방송을 통해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부산촌놈'에서도 출연자들의 고생이 시작됐다. 재미를 위한 고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류PD ▶ 기획을 할때 고생하지 않는 계획도 가져가는데, 다들 고생하려고 한다. 하하하. 저는 굳이 고생만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출연자든, 회사든, 제작진이든. '고생해야지' 이런 마음은 아니다.
윤PD ▶ 음. 일을 하는 게 왜 힘이 들까요.

-'부산촌놈'이 멤버들의 고생도 있지만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라는 콘셉트가 분명하다. 이런 부분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려고 했는가.
윤PD ▶ 농장, 카페에서 일하는 포인트가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 단순히 일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여기는 오후 3시면 퇴근을 하네' '이곳 농장에서는 이런 형태로 일을 하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화적 차이다. 즉, 일과 문화라는 두 가지 재미를 보여드리려 했다. 억지 설정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현지 문화 안에서 일을 하면서 문화를 배워보는 거다.
류PD ▶ 정보다. 굳이 자막이나 말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 '다른 문화와 삶이 있구나'라는 정보를 드리려 했다. 정보 외에 예능적인 재미도 계산은 했다. 부산 출신 사나이들을 모아놨으니, 시트콤적인 재미가 있을 거라 믿었다. 시드니에서 부산 사나이들의 모습은 어떨까. 웃겼으면 좋겠다 싶었다. 사람마다 취향이나 성격이 다 다르다. 처음에는 일 위주가 되겠지만, 캐릭터가 잡히면 캐릭터 플레이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남은 방송에서는 그런 요소를 보여드리겠다.

-'부산촌놈'의 시즌2도 계획하고 있는가. '서울촌놈'과 함께 '촌놈' 시리즈가 펼쳐지는가.
류PD ▶ 아직 결정이 됐다, 안 됐다를 얘기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이번에 '부산촌놈'을 하면서 만들어진 데이터가 많다. 나라, 도시 등과 관련해서다. 그래서 한 번 정도는 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워킹 홀리데이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많다. '부산촌놈'에서는 이제 한 나라를 했다. 카드(갈 수 있는 국가)는 많이 남았다. 그리고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지금 멤버들도 다 가야된다. 데려갈 거다.
-앞으로 펼쳐질 '부산촌놈'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류PD ▶ '부산촌놈'은 시트콤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제 각각의 캐릭터가 나온다. 여기에 일, 휴가, 단체 생활까지 볼거리가 늘어난다. 놀고 즐긴다는 1차원적인 사고를 넘어서 '예능'의 재미가 펼쳐진다. 방송된 회차보다 더 웃음이 많아지고, 유쾌한 프로그램이 될 거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윤PD ▶ 초반에는 일 배우는 단계였다. 이제 일이 익숙해지면, 현지에서 즐기는 휴가적인 부분도 보여질 거다. 멤버들끼리 발생하는 케미도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부산 출신 출연자들이 서로 사투리를 쓰면서 더 케미가 강해지는데, 이 과정도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류PD ▶ '부산촌놈'이 방송 중이라,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전할 수밖에 없다. 시트콤이 초반에는 빠져들기 어려운데, 3회, 4회 정도까지 보면 캐릭터들을 알게 되고 빠지게 된다. '부산촌놈'도 그렇다. 꽤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콘텐츠다. 알고 보면 유쾌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4회까지 방송했는데, 이제 승차하셔도 시청에 무리가 없다. 물론, 캐릭터의 상황(직장)은 이해를 해야되지만, 충분히 무리없이 앞으로 방송을 시청하실 수 있다.
윤PD ▶ '부산촌놈' 잘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호주, 시드니 문화에 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다. 예능의 재미도 당연히 느낄 수 있다. 일과 휴가라는 밸런스가 이어질 거다. 단순히 여행으로 느낄 수 없었던 부분들, 다른 나라의 '찐 모습'을 보실 수 있다. 관심있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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