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아조씨' 추성훈 단독 인터뷰

'아저씨'는 중년 남성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호칭이지만, 때론 부정적인 뉘앙스를 동반한다. 썰렁한 농담을 '아재 개그'라 부르거나, 유행에 뒤처진 사람에게 '아저씨 같다'고 핀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아저씨' 캐릭터로 대중의 호감을 얻고 있는 추성훈(50)의 행보는 더 특별하다.
'사랑이 아빠', '파이터'로 익숙했던 그는 요즘 유튜브계에서 단연 주목받는 인물이다. 서툴지만 친근한 반전 매력으로 '아저씨'의 의미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채널 개설 9개월 만에 누적 조회 수 3억, 구독자 수 190만으로 유튜브계를 뒤흔든 50세 핫스타 추성훈. 스타뉴스가 그를 직접 만났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제가 격투기 하는 사람인 줄 몰라요. 그냥 몸 좋은, 재밌는 '아조씨'라고 생각해요. 허허."
그가 꼽은 유튜브 인기 비결은 '솔직함'이다. 꾸밈없는 '날 것' 그 자체의 매력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도 제대로 통했다. 유튜브 채널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아내 야노 시호와 상의 없이 지저분한 집을 있는 그대로 공개한 콘텐츠로, 1048만 건의 조회 수를 올렸다. ''나 혼자 산다'는 이거 보고 반성해야 한다'는 댓글은 4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야노시호 화나게 한 파이터, 추성훈 "몸 좋은 웃긴 아조씨라 불려요"

"방송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유튜브는 놀러 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확실히 구별되어있습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야노 시호를 화나게 한 '웃긴 아조씨'로 불리는 그는 "방송은 대본도 있고 뭔가를 짜야 하지만, 난 유튜브에서 진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저도 집 공개도 안 한다고 했어요. 이미 그런 콘텐츠는 많으니까요. 그런데 PD가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해서 '알았다. 그 대신 난 편하게 간다'고 했죠."
팬들이 '사람 냄새 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링 위에서는 야성미 넘치는 파이터지만, 집에서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 철없는 남편, 딸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아빠의 모습이 친근함을 더한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이런 반전 매력을 발판 삼아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하지만 인기가 높아질수록 부담도 커지는 법. "이 정도 반응은 저도 소속사도 전혀 예상 못했어요. 보시는 분들이 재밌다고 해주시는 건 감사한데, 그럴수록 더 재밌는 걸 만들고 싶은 욕심이 많이 생깁니다." 그는 "책임감도 많이 커져 힘들 때도 있다"며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은 유튜브 스태프와 미팅하면서 어떻게 할지 방향성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유튜브가 '떡상'하니 방송계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SBS 신규 예능 '한탕 프로젝트-마이턴'(이하 '마이턴')에서는 이경규, 탁재훈 등 베테랑 예능인들과 호흡하며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특히 탁재훈과의 '침대 위 알몸 대치' 영상은 유튜브 쇼츠 약 520만 회, 틱톡 조회 수는 약 360만 회를 기록하며 '중년 러브버그' 밈까지 탄생시켰다.
"'마이턴'은 예능과 리얼리티가 섞여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느낌이 재밌어요. (이)경규 선배님도 있고, (탁)재훈 형도 있고, (이)수지도 있으니까 더 기대하고 있어요. 프로페셔널한 선배들과 손발을 맞추는 기회가 더 많아지니까 많이 공부가 돼요. 내가 가진 센스도 있지만, 경규 선배님이나 재훈 형이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말하나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추라이 추라이: 죽어도 좋아'(이하 '추라이 추라이')와 ENA, EBS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 등 추성훈의 이름을 건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추라이 추라이'에서는 추성훈이 버킷리스트인 '테이저건 맞아보기'에 도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호기심 충만한 '아조씨' 추성훈의 또 다른 버킷리스트는 뭘까.
"우주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바다 밑에 가라앉은 타이타닉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야생 고릴라도 보고 싶고, 전투기도 타보고 싶어요. 그중에 제일 하고 싶은 건, 일론 머스크를 만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우주에 관심이 많잖아요. 저도 가고 싶으니까 어떻게 가는 건지 물어보고 싶어요."
"추사랑 힐 신으면 180cm..SNS 사진 보고 나도 놀라"

재일교포 출신 종합격투기 선수인 그가 국내 예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3년 KBS 2TV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추성훈은 2009년 일본의 톱 모델 야노 시호와 결혼해 2011년 딸 추사랑을 얻었다. 당시 '추블리'라는 애칭을 얻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추사랑은 올해 14세가 됐다.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 패션 브랜드 행사에 포착된 그는 엄마 야노 시호만큼 훌쩍 키가 자란 모습으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과 일본에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한동안 아내와 딸을 만나지 못했다는 추성훈도 폭풍 성장한 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사랑이가 지금 방학이라 외국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3개월 정도 못 만났는데 그사이 또 키가 자랐어요. 전에 만났을 때 167cm였는데, 지금은 170cm 정도 됐을 거예요. 힐 신으면 180cm 정도 될 거예요. (모델처럼) 키도 크고 비율도 좋고 옷도 잘 입어서... 저도 사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직접 보면) 또 놀랄 거예요. 글로벌하게 갔으면 해요. 아이도 그런 느낌으로 공부하고 있는 거 같아요. 다음에 만나면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어요."


추성훈은 이달 중순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떠난다. 방송, 유튜브, 광고 촬영 등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지만, 잠시 짬을 내어 미국 하와이로 여름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그는 "5일 정도 휴가를 받았다"며 "딸이랑 와이프랑 하와이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편하게 있고 싶어요. 계획 잡아서 어디 가고 그러면 힘드니까요. 그런데 와이프는 어디 가고 어디 가고 계획하는 스타일이라서 어디가자곤 할 거예요. 전 그냥 따라 가면 됩니다."
온 가족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만큼,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쏠리는 것에 대한 부담도 따른다. 추사랑도 어릴 적 얻은 유명세로 잠시 트라우마를 겪었지만, 점차 시간이 흘러 극복했다고. "어딜 가도 누군가 보고 있으니까 힘들죠. 진짜 프라이빗하게 조용하게 가고 싶은 날도 있어요. 인간인데. 그래도 이렇게 사랑해 주시니까 오히려 그걸 고맙게 생각해야죠. 아기 때 사랑이도 처음엔 조금 힘들다고 하고, 트라우마도 있었어요. 이젠 슬슬 커서 인사도 잘하고요. 자기도 그런 사람이라고 조금씩 느끼고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추사랑은 내 에너지 드링크, 야노 시호는 친한 친구"

추사랑은 지난 6월 방송된 ENA '내 아이의 사생활'에서 모델 오디션에 도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엄마 야노 시호가 자신의 롤 모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추성훈은 "아직 딸의 꿈이 정해진 건 아니다. 아마 하고 싶은 걸 이것저것 한 번 해보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을 거다"면서 "엄마랑 패션 행사 참석한 거 보니까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가져도 좋을 거 같다. 그렇게 되면 내 생각엔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아빠로서 딸에게 든든한 응원을 보냈다.
또한 그는 딸이 사춘기가 오고 있다며 "이번에 만나면 본인 생각도 있을 것 같고, 여러 가지 얘기하고 싶다. 애들은 빨리 성장하지 않나. 많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딸에 대해 "에너지 드링크 같은 존재"라고 애정을 숨기지 않으며 "있으면 진짜 기운이 올라간다. 힘들 때도 같이 있으면 힘이 생긴다. 재미도 있고 웃음도 많이 난다"고 소문난 딸 바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16년 동고동락한 아내에 대해선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야노 시호도 유튜브 채널 개설을 준비 중이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본격적인 한국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추성훈은 '아내와 한국에 같이 와서 활동할 수도 있겠다'는 기자의 말에 "아내가 한국에서 활동하면 내가 일본에서 사랑이를 돌봐야 한다"며 "내 유튜브에 아내를 섭외할 계획은 없다"며 웃었다.
3달 뒤면 유튜브 개설 1주년이다. 그는 '1000만 구독'이라는 큰 목표를 세웠다.
"연말까지 200만 구독은 무조건 가야죠. 연말이나 내년 초에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거예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계획하고 움직이어요.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너무 기대만 하면 안 되지만, 재밌게 만들어야죠. 어떤 콘텐츠인지는 비밀이에요. 잘 되면 그때 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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