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21주년 창간 인터뷰]

개그맨 박수홍(55)이 우여곡절을 딛고 '결혼·출산 전도사'로 거듭나며 인생 2막을 힘차게 써 내려가고 있다.
박수홍은 지난 1991년 KBS 제1회 대학개그 콘테스트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했다. 동기인 유재석이 10년간 무명 터널을 지난 끝에 '국민 MC'가 된 것과 달리, 박수홍은 34년간 쉼없이 활동하면서도 변함없는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난 몇 년간 굴곡을 겪긴 했지만, 박수홍은 여전히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최정상급 예능인이다. 최근 행보만 봐도 탁월한 그의 진행 실력이 엿보인다. 박수홍은 KBS 2TV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고정 멤버에서 지난해 11월 정식 MC 자리까지 꿰찼다. 오는 16일 첫 방송을 앞둔 TV조선 출산 중계 버라이어티 '우리 아기가 또 태어났어요'(이하 '우아기')의 정규 편성 역시 그의 활약이 뒷받침됐다.
특히 박수홍은 '5분 대기조'를 자처하며 파일럿 촬영에 열정을 쏟았고, 그 결과, 지난 5월 방영된 '우아기' 파일럿 시즌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로부터 '2025년 5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뉴미디어 부문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에 제작진은 8월 정규 편성 발대식에서 MC 박수홍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며 그의 공을 인정했다.
박수홍 스스로도 34년 '롱런'에 뿌듯함을 금치 못했다. 최근 스타뉴스 창간 21주년 기념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정말 데뷔와 동시에 공백 없이 이 일을 쭉 해왔다. 군 복무 시기 외에는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개근상'을 받아야 할 것처럼 방송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이건 진짜 이다음에 제 딸 재이가 크면 자랑해야지 싶다. 동료들 중에서도 저만큼 쉬지 않고 일한 사람은 없더라고.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다"며 감격에 젖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연예인을 꿈꾸기도 했고, 돌이켜보면 이 업을 너무 사랑했던 것 같다. 제 직업을 사랑하고, 제 가족을 사랑하고, 제 주변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아끼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하다"며 변함없이 뜨거운 열의를 드러냈다.

일련의 힘든 시기를 겪은 심경을 묻는 말엔 덤덤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오히려 진정한 가족애를 되새기는 초연한 태도가 돋보였다.
박수홍은 "제가 극복이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정신적 경험을 다 겪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너무 앞이 안 보이고 암울한 날들뿐이었다. 근데 이제는 정말로 힘들다는 생각을 예전보다 안 한다. 아내를 만나고 다홍(반려묘)이를 만나고 딸 재이를 만났으니까. 지금은 육아하느라 너무 바쁘기도 바쁘다. 육아를 하면 애 뒤치다꺼리하다가 정말 잠을 못 잔다. 그런데 재이가 자다가 한 번 웃어주는 거, 그 모습 하나에 모든 시름이 다 잊혀진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그리고 또 감사하게도, 요즘 일도 더 많아졌다. 제가 참 희한한 게, 일이 안 줄어든다. 일복은 타고난 거 같다. 행사도 꾸준히 하고 있고 홈쇼핑 방송에, 강연도 다니고 있다. 방송도 감사하게도 새 프로그램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능력 있는 아내 덕분에 유튜브 채널도 잘 돼서 광고도 많이 들어온다. 재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예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23세 연하의 아내 김다예와 2021년 7월 혼인신고를 마치고 이듬해 12월 결혼식을 올리며 어느덧 4년 차 부부가 됐다. 박수홍은 김다예에 대해 "제 아내는 사실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다. 공대 출신인데, 남자 여자를 통틀어 세상에서 가장 의리 있는 사람 같다. 어느 날 한 번씩 감동적인 얘기를 툭 던진다. 아기를 안고 있는 날 보며 '오빠 사랑해' 이런다. 갑자기 말이다. 정말 저한테는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이자 행운이다.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선물 같다. 한때 저도 비혼주의자였는데, 뒤늦게나마 운명을 만났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가 나이 차가 많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부부는 살아보면 똑같다. 나이 생각이 안 난다. 또 고맙게도 우리 아내는 생각이 깊고 어른스럽다. 저는 누구한테도 제 모습을 다 보여준 적이 없다. 아내한테 만큼은 치부까지도 다 보여준다. 삶과 죽음의 전선을 같이 넘나들어 부부애를 넘어선 전우애마저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수홍은 "부모와 자식은 1촌인데, 부부 관계는 그보다도 돈독한 '0촌'이다. 살아보니 '0촌'인 이유가 뭔지 알겠더라. 헤어지면 남이 되는 관계이지만, 또 그 남과 남이 만나서 아이를 낳든 반려동물을 양육하든 가족을 만들지 않나. 남이 될 수 있는 서로가 만나 진정한 가족을 이룬다는 게 더 대단하다 싶고, 그래서 촌 상관없는 '무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결혼 전도사'다운 메시지를 건넸다.
이토록 삶에 통달한 박수홍이 출연하는 육아·가족 예능은 달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박수홍은 "진정한 웃음과 울음을 주는 게 내 직업이다.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하지만, 그게 내 전부가 되어버리면 인생이 피폐해지는 거 같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전하려면 오히려 내 삶의 경험과 그 안에서 오는 고뇌들 등 이런 경험치들이 쌓여야 할 수 있는 게 MC의 자리라고 본다. 저의 지금까지 경험들이 없었다면 어떤 출연자가 나와도 공감하지 못했을 거다. 또 저 역시 '슈돌', '우아기'를 찍으며 진심으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슈돌'은 아내가 만삭이었을 때부터 재이를 만난 순간까지 모든 순간을 담아낸 기록물이라, 저한테는 방송을 떠나 너무나 고마운 프로그램이다"며 "생계 수단이긴 하지만, 방송이라 생각하지 않고 임하고 있다. 물질적인 걸 떠나서 만족감이 너무 크다"고 진심을 전했다.
'우아기'에 대해선 "저출산 시대에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저출산이 문제가 된다고 무조건 출산을 장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지만, 그런데 출산의 어려운 과정은 모든 사람이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아기'가 엄마, 아빠가 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특히 아빠들이 무조건 봐야 한다. 엄마들은 너무너무 위대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박수홍은 "지난날의 저는 나이만 먹은 아이였던 거 같다. 바보 같고 순수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가장 잘못한 게 있다면, 저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제 인생에 대해 선택했던 것에 관해선 그 누구의 핑계도 대고 싶지 않다. 과거엔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은 예쁘고 고마운 내 가족들을 만나서 이제야 온전히 제 인생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도 성숙해졌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있다. 저한테는 진심으로 아내, 내 딸 재이, 다홍(반려묘)이가 삶의 이유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한 "바람이 있다면 존경하는 임하룡, 이홍렬, 이용식 선배님들처럼 70세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거다. 그분들을 꼭 닮고 싶다"며 변함없이 뚝심 있는 행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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