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크리스 마틴이 최근 총격으로 사망한 미국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가족을 언급하며 관객들에게 "사랑을 보내자"고 말해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금요일 밤,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즈' 월드투어 런던 공연 마지막 날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서 크리스 마틴은 대표곡 'Fix You' 공연 전 관객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손을 이렇게 들고 세상 어디든 사랑을 보내고 싶은 곳에 보내봅시다. 오늘 사랑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아요"라고 말한 마틴은 "런던에서 보내는 사랑입니다. 형제나 자매에게 보낼 수도 있고,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가족에게도 보낼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틴은 "찰리 커크의 가족에게도, 누구의 가족에게도 보낼 수 있습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쨌든 사랑을 보낼 수 있어요. 중동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수단, 런던 등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디든 말이죠"라고 말했다.
찰리 커크는 보수 학생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공동 창립자로, 31세의 나이에 9월 10일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야외 연설 중 인근 건물에서 발사된 총격에 목을 맞아 사망했다. 사건 이틀 후인 9월 12일 목요일, 유타 지역 주민인 22세 타일러 로빈슨이 용의자로 체포됐다.
커크는 생전 콜드플레이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7월 한 방송에서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가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WNBA 경기를 보러 가는 게 콜드플레이 콘서트보다 낫다. 이보다 지루하고 시간 낭비인 일은 생각할 수 없다"며 "콜드플레이 음악을 듣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틴의 이번 발언은 콘서트 관객들과 온라인에서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관객들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뛰어넘은 인간적 연민을 보여준 것이라며 박수를 보냈지만, 다른 일부는 실망감을 표하거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한 관객은 소셜미디어에 "야유를 보냈다. 정말 미친 일이었다. 그 이름만 언급한 것도 사실"이라고 썼고, 다른 관객은 "인간성이 뭐가 됐나! 콜드플레이 잘했다"며 옹호했다.
정치적 폭력에 대한 우려
커크의 죽음은 미국 내 정치적 폭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총격을 "급진 좌파" 탓으로 돌리며 "이런 종류의 수사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테러리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리 행정부는 이 잔혹한 행위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과 다른 정치적 폭력, 그리고 이를 자금 지원하고 후원하는 조직들, 그리고 우리 판사들과 법 집행관들, 우리나라에 질서를 가져다주는 모든 사람들을 공격하는 자들을 찾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양당 정치인들과 공인들이 이번 정치적 폭력을 규탄했지만, 동시에 커크가 터닝포인트 USA를 통해 펼쳤던 분열적인 공개 입장들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 마틴의 이번 발언은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는 시기에 음악이 가진 화합의 힘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예술가의 정치적 발언이 가져올 수 있는 논란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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