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남의 집' 태저 役 송지효 인터뷰

배우 송지효가 직접 교도소에 가보고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송지효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영화 '만남의 집'(감독 차정윤) 인터뷰를 가지고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송지효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사람 송지효의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만남의 집'은 15년 차 FM교도관 '태저'의 인생 첫 오지랖이 만든 햇살 같은 인연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단편 '나가요: ながよ'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비롯해 유수의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차정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만남의 집'은 배우 송지효가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다. 송지효는 이번 작품에서 15년 차 FM 교정직 공무원 '태저'역을 맡아, 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감정을 삭이며 살아가는 평범한 어른이자, 예상치 못한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아이에게 삶의 지침이 되어주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묵직하면서도 세밀한 표정 연기로 그려낸다.
송지효는 "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서 볼 때 감정 이입이 됐다. 남들에게 보이는 제 캐릭터와 맞지 않는 모습을 저에게 왜 주셨을까 했는데, 감독님은 저에게서 그런 모습을 봤다고 하시더라. 진짜 그런 모습을 보신게 맞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촬영 전 프리 단계에서부터 감독님가 많이 이야기를 나누며 맞췄다"라며 "시나리오를 읽는데 태저가 저 같았다. 불쌍하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를 치유해주자는 것도 있지만 나도 치유 받자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도 있었고 궁금증도 들었다. 내가 그 공간에 스며들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라고 말했다.
송지효는 "대구교도소가 이감 후, 그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감 전에 재소자들에게 미리 말을 안하고, 대략적인 시기만 말한 뒤 갑자기 이감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가보니까 바둑판부터 수건, 속옷, 약, 다 그대로 있더라. 그래서 그 리얼함이 느껴졌다"라며 "겨울에 촬영했는데 제가 배우 생활을 하며 느낀 추위 중에 가장 추운 촬영 중 하나였다. 너무 추워서 나중에는 피부가 부었다. 제가 교도소에 직접 가봐서 말씀드릴 수 있는데 정말 옛날 시설이더라. 화장실을 보고, 어떻게 이 옆에서 잘까.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 제가 추위도 많이 타서 '정말 나는 죄 짓지 말아야겠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송지효는 "촬영하며 메이크업도 전혀 안했다. 눈썹만 그리고 촬영했다. '만남의 집'에서 예쁘게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창백하고 피곤에 찌든 모습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메이크업도 안하고 촬영했다. 큰 화면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니 '태저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덧붙였다.
송지효는 "당시 이 작품을 받았을 당시 개인적으로 많은 상황이 있었다. 극중 태저도 여러가지 상황에 치이며 자신을 누르고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하는 캐릭터라 이입이 됐다"라며 "죄송하게도 그 당시 저는 루틴한 일들에 좀 지쳤었고 다른 것을 만나고 싶었다. 어느 순간 제가 아닌 모습을 보여주고, 제가 아닌 행동을 보여주는게 피로했고 억텐(억지 텐션) 같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것을 좀 만나고 싶기도 했다. 그럴 때 이 시나리오를 만났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라며 "촬영 현장은 너무나 감사하다. 건방지게 들릴 수 있지만 늘 같은 일을 20년 넘게 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 것 같다. 이게 내 자리가 맞나 하는 사춘기 같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이 작품을 만나고 '해녀'를 했던 것이 저에게 치유가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에도 애착이 크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만남의 집'은 오는 10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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