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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우협회, '짱구母' 강희선 목소리 AI 무단 활용한 서울교통공사에 성명문 "실연자 권리 침해..윤리적 비난 받아야"[전문]

한국성우협회, '짱구母' 강희선 목소리 AI 무단 활용한 서울교통공사에 성명문 "실연자 권리 침해..윤리적 비난 받아야"[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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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선 기자
/사진=투니버스, tvN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중 짱구 엄마 '봉미선'과 '맹구' 목소리를 맡았던 강희선 성우가 대장암 투병으로 작품에서 하차한 가운데, 서울교통공사가 강희선 성우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로 학습, 활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성우협회,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는 2일 서울교통공사가 투병 중인 성우의 목소리를 AI로 활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문을 냈다.


세 협회는 "9월 3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9년간 서울 지하철 역사 내 안내방송을 맡아온 강희선 성우가 투병으로 마이크를 내려놓게 되자, 당사자의 동의 없이 그의 목소리를 인공지능으로 학습, 활용해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투병 중인 성우의 목소리를 AI 학습에 마음대로 이용하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계획은 저작권법상 실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이자, 윤리적 측면에서도 비난받을만한 행위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한국성우협회는 보도 직후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와 직접 소통했고, 10월 1일 오후 4시 성우 강희선 씨의 큰아들을 비롯한 한국성우협회 관계자, 한국방송 연기자노동조합, 서울교통공사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 측은 '내부 기획 문서의 유출로 인한 과대보도'라는 유감 표명에 그쳤다"고 전했다.


협회는 "이에 우리는 단호히 요구한다"라며 "첫째, 서울교통공사는 투병 중인 성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 둘째, 서울교통공사는 향후 인간 성우의 목소리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로 재현하고자 할 때에는 성우 본인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만약 서울교통공사가 우리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향후 AI 음성 기술의 무분별한 오, 남용에 대해 계속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성우뿐 아니라 수많은 실연자와 창작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기준을 세우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우리는 실연자들의 목소리와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그 출발점이 바로 이번 사태"라고 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이번 사안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희선 성우는 1996년부터 29년간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을 전담하며 "다음 역은 OO, OO역입니다" "지금 OO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등의 목소리를 방송으로 냈던 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교통공사는 안내 방송 녹음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사는 "자동 안내 방송과 공익 홍보 방송 내용 변경 필요 시 성우 개인 건강 상황에 따라 음원 변경이 불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안내 방송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희선 성우를 대신할 새 성우 대신 인공지능 음성 합성(AI TTS)이 투입된다. 공사는 인공지능 음성 합성의 장점으로 ▲성우 건강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시스템 ▲문구 입력 즉시 음원 생성 가능 ▲신규 문안이나 역명 병기 시 변환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 절감 ▲실제 사람 음성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억양 구현 등을 꼽았다.


실제로 성우 녹음에는 약 2500만원이 들고 방송까지 2~3주가 걸리지만 인공지능 음성 합성을 활용할 경우 비용은 500만~1250만원에 소요 기간은 1일 이내다.


한국철도공사와 경전철인 신분당선, 신림선, 김포골드라인 등에 이미 인공지능 음성 합성이 도입됐다. 앞으로 공사는 승객이 적은 6호선 또는 한국철도공사와 공동으로 운행하고 있는 3·4호선에 인공지능 음성 합성을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사진=투니버스

강희선 성우는 지난달 1일 투니버스 채널을 통해 '짱구는 못말려'에서 건강상 이유로 공식 하차를 알린 바 있다. 투니버스 공식 SNS에는 "'짱구는 못말려' 성우 변경 안내"란 제목과 함께 "오랜 시간 짱구 엄마, 맹구 역할을 맡아주셨던 강희선 성우님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짱구 엄마 역에 소연 님, 맹구 역에 정유정님으로 변경됐다. 새롭게 만나게 될 짱구 엄마와 맹구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공지가 올라왔다.


이미 지난 8월 25일 공개된 '짱구는 못말려' 시즌 25 성우 명단에는 강희선 성우의 이름이 빠져있어 팬들의 걱정을 샀다. 강희선은 1999년부터 '짱구는 못말려' 한국판 성우로 참여해왔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강희선은 지난해 4월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4년 차 대장암 투병' 사실을 밝혔다. 그는 "대장에 있던 암이 간으로 전이됐다. 전이가 17개 정도 돼서 항암 치료를 47번 받았다"라며 "항암치료가 정말 힘들다. 그다음부터는 오늘이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산다"라고 말했다.


그는 투병 중에도 책임감을 갖고 더빙을 계속 이어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강희선은 "지하철 녹음은 병실에서 한 적 있다. 휴대폰으로 임시로 병실에서 해서 보냈다. 항암 치료 후 나가서 다시 녹음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병세 악화로 '짱구 엄마' 역할을 포기하려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희선은 "PD님에게 '도저히 짱구 엄마 못하겠다. 성우 좀 바꿔달라'라고 했다. 그런데 PD님이 아직 짱구 더 나갈 게 있다면서 편성을 미뤄줬다. 그렇게 해주니까 거절을 못 하겠더라"라며 "수술하고 두 달 있다가 가서 녹음했다. 극장판 4시간 녹음하고 나서 나흘을 못 일어났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다음은 한국성우협회,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공동 성명문


/사진=한국성우협회,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사진=한국성우협회,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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