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이경도, 이정재도 '가짜'였다.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범죄 사건이 연예계를 덮친 가운데, 제도의 개선과 신중한 태도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배우 이이경은 난데없는 사생활 루머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다. 자신을 독일인이라고 주장한 누리꾼 A씨가 이이경의 진짜 모습을 폭로하겠다며 폭로글 퍼뜨린 것.
A씨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이경과 나눈 메신저 캡처본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이이경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여성들과 음담패설을 나누는 대화 내용, 욕설 등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이이경 소속사 상영이엔티 측은 "온라인에 퍼진 이이경 사생활 관련글은 완벽한 허위사실"이라며 "허위사실 및 악성 루머 등으로 인한 피해에 법적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이번 사안 심각성에 따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직·간접적 손해 규모를 산정해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소속사의 부인에도 A씨는 이이경과 나눈 SNS 다이렉트 메시지(DM)창에 접속하는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던 글이 그렇게 많이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점점 글을 쓰고, AI 사진을 쓰고 하다 보니 점점 더 실제로 그렇게 제가 생각하게 된 것 같다"며 모든 게 자신의 자작극이었음을 실토했다. 이로 인해 이이경은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
배우 이정재도 사칭 피해를 입었다. 이정재를 사칭한 로맨스스캠 일당이 SNS를 통해 50대 여성 B씨에게 접근해 약 5억 원을 편취한 범죄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일당은 AI로 만든 이정재의 가짜 사진, 위조 신분증으로 B씨를 속였으며 이정재와의 만남을 명목으로 반복 송금을 유도했다. B씨는 이를 거절했으나 일당은 이정재인 척 연인 관계까지 연출, 결국 B씨는 6개월간 수억 원을 뜯겼다.

파장이 일자 이정재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최근 당사 소속 배우를 사칭해 금품을 요구하고 금전적인 이익을 취한 범죄가 보도됐다"며 "당사는 물론 아티스트 개인도 어떠한 경우를 불문하고 금품, 계좌이체, 후원 등 경제적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예인, 유명인을 사칭한 범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AI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일상 속에 침투하고 있다. 게다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생성형 AI에 접근·사용 가능하게 되며 무분별한 악용 사례 또한 증가하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AI 전문가는 "최근 (연예계에) 발생한 AI 범죄를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만 치부해선 안 될 것"이라며 "AI 툴이 얼마나 쉽게 그러면서도 강력하게 오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우려했다.
이 전문가는 "AI 관련 체계 및 제도적 개선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한편 기술의 순기능은 빛을 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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