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감독 신성훈이 지난 5월 사망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신성훈 감독은 지난 5월말 자택에서 향년 40세로 세상을 떠났다.
보도에 따르면 최초 발견자는 신성훈 감독의 지인으로,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자택을 찾았다가 쓰러져있던 신 감독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고인이 평소 지병을 앓고 있진 않았다고 알려졌다.
신성훈 감독은 지난해 6월 마지막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이틀간 잠적했다가 박재선 조연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신성훈 감독은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녹록지 않은 영화계 현실에 삶의 처지를 비관해 안 좋은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했다. 신성훈 감독은 "상업 영화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감독 일을 계속하는 게 쉽지 않더라"며 "단편·독립 영화 감독 중에선 나보다 힘들 분들도 많을 거다. 다들 말을 못 하는 것뿐이다. 상업 영화로 입봉하기 전까진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살아야 한다.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내지 않으면 우리는 생활을 할 수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신성훈 감독은 넉넉지 않은 금전적 사정으로 인해 최근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도 했다고 털어놨다. 신성훈 감독은 "하루 일을 해보니까 쉽지 않더라. 온몸이 다 망가지는 것처럼 아프더라. 화장실 갈 때마다 '현타'가 왔다. 일을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더는 감독의 길은 가는 게 아닌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신성훈 감독은 이어 "속 깊은 이야기를 다들 잘 안 하는 것뿐이지, 나와 함께 자주 소통했던 감독님들도 많이 힘들어한다"며 "다 같은 환경에서 같은 고민을 한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모든 게 사람이 다 하는 일이다 보니까 사람에 대한 상처와 배신감도 크다. 어떻게 보면 내가 생색을 내는 걸 수도 있지만, 난 가족처럼 상대를 잘 대해줬는데 상대에겐 그게 잘 전달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렇다 보니까 사람이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요 며칠 사이에 많은 감정들이 왔다 갔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성훈 감독은 2002년 가수로 데뷔한 뒤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예계 활동을 이어왔다. 이후 2022년 연출한 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로 제7회 할리우드 블루버드 영화제에서 베스트 감독상과 베스트 작품상을 수상했다.
'짜장면 고맙습니다'는 배우 김태성, 이혜인, 이태성, 현영, 임호 등이 출연했으며, 여러 영화제를 거치며 총 81관왕을 기록했다. 현영은 '짜장면 고맙습니다'에 재능 기부로 출연해 프랑스 영화제 '제3회 루이브 부누엘 메모리얼 어워즈'에서 단편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신성훈 감독은 "현영 배우는 진정성이 깊고, 생각보다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우로서 다시 시작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짜장면 고맙습니다' 촬영 당시 비가 정말 많이 내렸는데 그 많은 비를 맞아가면서 힘든 내색 없이 촬영에 연출팀과 호흡을 맞춰가며 촬영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말 좋은 배우라는 걸 느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미성년자들'과 지난 2월 공개한 영화 '신의 선택' 또한 작품성을 인정 받아 전 세계 영화제에서 수많은 수상 기록을 남겼다. 올해 2월에는 신작 '신의 선택'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신성훈 감독의 유작은 '미성년자들2'다. '미성년자들2'는 후반 작업 중이며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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