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이 배우 조진웅의 은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그를 '장발장'으로 표현했다. 빅토르 위고도 어리둥절해할 비유다.
김어준은 9일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오프닝 멘트에서 "배우 조진웅씨가 소년범 의혹으로 은퇴했습니다. 은퇴를 지켜보는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소년범이 훌륭한 배우이자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스토리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이야기인가"라며 "장발장은 탄생할 수 없어야 하는 사회인가"라고 말했다.
배우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정치권에서 물고 늘어지는 가운데 김어준도 말을 보탰다. 김어준이 '장발장'을 읽지 않은걸까. 가족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쳐 부조리한 사회에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뒤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새로운 인생을 살게된 장발장과 청소년 시절 강도강간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른 후 해당 사실을 지운채 오랜 시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많은 돈을 벌고 톱배우로 살아간 조진웅을 어떻게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을까. 특히 그는 이미 알려진 조진웅의 소년범 범죄를 '소년범 의혹'이라고 축소했다.

조진웅은 퇴출당한 것이 아니다. '은퇴'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죄를 짓고 소년범 재판을 받은 뒤 아버지의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며 사랑받는 배우가 됐듯이, 자신의 과거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후에는 스스로가 배우 생활을 놓겠다고 은퇴를 한 것이다. 조진웅은 "지난 과오에 관해 내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며 자신의 과거를 덮었다. 이 또한 그의 선택이다. 조진웅의 선택을 두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왜 대중이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개인을 괴롭힌다는 프레임을 씌우는지. 이쯤되니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앞서 디스패치는 지난 5일 조진웅이 고등학교 시절 중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특가법상 강도 강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았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그는 본명 조원준이 아닌 아버지의 이름인 조진웅으로 살았다.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성폭행 관련 행위와는 무관하다. 조진웅이 부친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한 부분은 과거를 감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다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에서 비롯된 진심"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1년간 범죄 이력을 숨기고 활동한 것에 대한 비판은 거셌다. 이에 조진웅은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나를 믿고 응원해준 모든 분께 실망을 준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지난 과오에 관해 내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내년 방송 예정이었던 tvN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의 방송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논란에 조진웅이 출연한 KBS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편이 비공개 처리됐으며, 그가 내레이션에 참여한 SBS '갱단과의 전쟁'은 내레이션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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