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는 것은 사물과의 단절이지만, 들리지 않는 것은 사람과의 단절이다."
생후 19개월에 시력과 청력을 잃은 미국의 사회운동가 헬렌 켈러의 말이다. 그만큼 청력 상실은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고 회복 중인 가수 배기성(54)도 "귀가 잘 안 들리니 스트레스가 크고, 못 들어도 들은 척 하고, 다시 묻기 조심스러워 대화를 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너무 심각하게 (기사) 쓰지는 말아 달라. 행사 다 끊긴다"며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배기성은 28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나이가 들다 보니 회복이 더딘 편이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양방과 한방 치료를 병행하고 있고, 고압 산소 치료와 보약을 함께하며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돌발성 난청 원인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배기성은 "워낙에 노래할 때 샤우팅이 많은 편이라 녹음할 때 볼륨을 일반 가수들보다 훨씬 크게 올려서 작업해왔다"며 "반주 음량을 많이 키워서 녹음하는 습관이 30년 동안 배어 있었다. 공연이나 녹음이 끝나면 그날 저녁엔 계속 이명이 있었다. 이런 생활이 몇십년 이어지다 보니 귀에 무리가 간 것 같다. 최근엔 유튜브 커버도 매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화 통화도 왼쪽 귀로만 하고 있다는 그는 "왼쪽 귀는 괜찮지만, 오른쪽 귀는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다. 밸런스가 맞지 않아 불편하다"며 "이명이 심해질수록 더 잘 안 들리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배기성은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에서 돌발성 난청으로 치료 중인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증상이 나타난 지 3달째다. 6개월까지 차도가 없으면 장애 진단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밝은 모습을 유지했고, 방송 이후 많은 응원이 쏟아졌다.
그는 "방송 나가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많이 받았다"며 "생각보다 난청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 이번 방송을 통해 동병상련처럼 '나도 치료해야 겠다'고 하는 반응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가수나 배우 중에도 난청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며 "요즘엔 이어폰으로 노래를 많이 들으니까 어린아이들도 많이 겪는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9일 방송에서 처음 난청 사실을 고백하며 무리한 부부 관계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당시 그는 "한의원에 갔는데 내가 가진 힘의 200~300%를 썼다더라"며 "내가 자극받고 '아이를 낳아야겠다' 해서 배란일을 물어보고 8일을 매일 (부부 관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1월 12살 연하의 아내 이은비와 결혼했다. 슬하에 자녀는 없다.
이에 대해 그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때 제가 무리를 했던 건 사실"이라며 "자연 임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이를 망각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급격한 체중 감량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당시 18kg를 줄였다는 그는 "급격하게 다이어트를 하니 몸에 영양분도 많이 없었고, 그런 와중에 내 인생에 마지막 자연 임신을 도전하다 무리를 했다. 그리고 저녁에 (유튜브) 커버 녹음을 했고, 그 다음날 캠핑을 갔는데 텐트 안에서 좀 춥게 잔 거 같다. 그다음에 귀가 그렇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방송에선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청각 장애 판정을 받을 수 있어 보청기나 인공 와우 수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배기성은 "수술 계획은 없다"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세에 대한 희망도 놓지 않았다. 그는 2세 계획에 대한 질문에 "해야죠"라며 "방송에선 애 만들려다 아빠가 돌아가시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배기성은 난청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지만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노래할 때 모니터링이 쉽지 않아 불편함은 있다"면서도 "다행인 건 30년 동안 노래를 해왔으니까 겉으로는 티가 안 난다. 계속 신경을 쓰면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청력이 나빠지면서 귀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체감했다고 고백했다.
배기성은 "이목구비가 당연하게 생긴 게 아니라 꼭 필요하니까 달려 나온 거더라.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말 소중히 잘 가꿔야 한다"며 "어린 친구들은 최대한 이어폰을 안 끼는 게 좋을 거 같다. 평소에 반드시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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