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영화, 20년전 홍콩영화 전성기 같다"

홍콩아트센터 테레사 퀑 프로그래머 인터뷰

정상흔 기자 / 입력 : 2006.04.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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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영화는 지난 80년대 특수를 누린 홍콩영화를 떠올리게 해요. 당시 홍콩영화도 남녀 스타가 상당수 배출됐고 호러, 조폭 영화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서울여성영화제(14일까지) 심사위원 자격으로 9일 내한한 홍콩아트센터 테레사 퀑(32) 프로그래머는 홍콩 내 한국통이다. 지난 2001년과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지만 서울여성영화제 심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테레사 퀑은 지난 1998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감독 허진호)가 홍콩에서 히트쳐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알리면서 사내 한국영화 관련 업무에 본격 투입됐다. 특히 요즘에는 드라마 ‘대장금’의 여파로 음식 한류 열풍까지 홍콩 일대를 뒤덮고 있다고 그녀는 전했다.

그녀는 "개인적으로 ‘오 수정’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아주 좋아해요. 또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근육맨 권상우의 팬이예요. 지난 2001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고양이를 부탁해’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심사를 하면서 한국영화가 톱스타 위주의 대형화 상업화 경향에다 소재도 전에 비해 치우쳐 아기자기한 경향을 잃은 것 같아 아쉬움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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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비, 이영애, 전지현 등 자국을 휩쓰는 한국문화가 마냥 반갑기만 할까? 테레사 퀑은 "오히려 영화를 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홍콩영화가 양적으로 감소추세이기는 하지만 DVD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고 홍콩인들은 여전히 두기봉 허안화 같은 감독에게 희망을 걸고 있지요"라는 대답을 들려줬다.

대학에서 문화학을 전공한 테레사 퀑은 원래 기자직을 지망했으나 지난 1997년 친구의 소개로 복합극장 홍콩아트센터에 입사하면서 영화를 인생의 톱(top)으로 여기게 됐단다.

"사실 1990년 홍콩에서 첫 여성 영화 이벤트가 개최됐지만 단발성으로 끝나버려 홍콩에는 아직 여성영화제가 없어요. 서울여성영화제의 젊은 인력과 뜨거운 열기는 앞으로 홍콩 여성영화제가 생긴다면 큰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윤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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