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필름마켓, 아무리 처음이라지만…

[PIFF현장메모]

부산=김경욱 기자 / 입력 : 2006.10.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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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기 기자 musictok@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컴퓨터를 재부팅 시키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진행하겠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5시20분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진행된 아시안필름마켓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연신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던진 말이다. 이날 진행된 '스타 서밋 아시아-스폐셜 섹션'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아시아계 배우들을 초청해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


애초 5시부터 진행되기로 한 행사는 20분을 넘기고 나서야 시작됐다. 성강, 윌 윤 리, 레오나르도 남,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 세명의 배우와 국내·외 영화관계자를 비롯 내·외신 취재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대 옆 스크린을 통해 자료화면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장내 조명이 어두워지고 참석자들의 시선이 스크린에 집중됐다. 하지만 재생되어야 할 자료화면은 나오지 않고 블루 스크린만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곳 저곳에서 영어로 "Blue screen"이라는 말들이 튀어나왔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행사 관계자가 컴퓨터를 서너번 재부팅 시켰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사회자는 배우들을 무대로 불러내며 자료화면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


라운드 토크가 진행된 칸스홀 뒷편으로는 기술을 담당한 관계자들이 자료화면을 내보내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 한 관계자가 동시통역 부스옆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보이던 것도 잠시, 이번에는 통역기가 말썽이었다. 한국어 통역 채널은 통역사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행사장 앞부분의 국내 취재진과 영화관계자들은 통역이 되지 않자 뒷편의 부스로 눈길을 돌리며 통역사가 자리를 비웠는지 확인해, 무대가 아닌 행사장 뒷편으로 시선이 쏠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이크 역시 한 몫 거들었다. 간간이 마이크가 끊기자 지난 2002년 '007 어나더 데이'에 출연한 바 있는 윌 윤 리는 "아~아~아"라며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고, 사회자로 나선 존 잭 슨 역시 마이크가 올바로 작동하지 않자 "마이크가 또 말썽을 부리네요. 아~아~"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리저리 정신 없는 라운드 토크. 결국 행사가 시작된지 20여분이 지나서야 자료화면이 나왔지만 마이크는 여전히 답답했다.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을 통해 올해로 처음 시작되는 아시안필름마켓. 국내 영화가 세계 시장을 열어가는데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이번행사에서 보여진 진행미숙과 준비부족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일궈낸 한국이 자랑스럽다'"고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건넨 세 배우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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