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시한부 여성팬에 선행, 당연한 일"(일문일답)

도쿄(일본)=김지연 기자 / 입력 : 2007.05.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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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수 비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자신의 팬을 위해 한 행동은 당연한 일이었다며 겸손의 말을 했다.

비는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 일본 도쿄돔호텔 42층 페가수스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비의 월드투어를 담당하고 있는 스타엠 이인광 대표와 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가 함께 참석했다.


이날 비는 '안소봉 씨와의 만남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 "그들이 보낸 편지를 봤다. 이를 봤다면 어느 누구나 당연히 한번은 찾아갔을 것"이라며 "사람이라면 가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비는 또 "나는 무엇보다 아픈 사람의 고통과 치유과정을 지켜보는 이의 고통을 안다. 나 역시 간병인이었다"며 "그냥 이 일이 기사화 돼 죄송하고 정말 병을 이겨내셨으면 좋겠다"고 쾌유를 빌었다.

비는 지난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0월8일,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경남 마산에 거주하는 안소봉 씨의 딱한 소식을 듣고 안씨의 병원을 방문해 위로하고 병원비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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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와 암투병 중인 안소봉 씨 ⓒiMBC


한편 비는 25일 오후 7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일본 도쿄돔에서 '레인 월드투어 인 도쿄'라는 타이틀로 단독 공연을 갖는다. 다음은 비와의 일문일답.

-오늘 입국했는데 공연 앞두고 피곤하지 않나.

▶힘들지만 밝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웃는다. 특히 한국 기자들을 보니 너무 반가워 웃음이 난다. 요즘 몇 개월째 다른 나라의 인터뷰를 하다보니 한국말이 그리웠다. 대화가 통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본인이 꿈꾸는 궁극적인 목적이 뭔가.

▶이런 얘기 사람들이 많이 물어본다. 하지만 사실 내 앞길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좋은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냥 현재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한국가수로는 최초로 도쿄돔에서 공연한다. 남다른 느낌이 있나.

▶무척 두려웠다. 또 솔직히 말하면 무대세팅이 100톤이 넘는데 이것을 받쳐줄 만한 공연장이 도쿄돔 밖에 없었다. 일본 프로덕션 측의 제안으로 도쿄돔에서 공연하게 됐다. 일본 내에서도 도쿄돔에서 공연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고 들었다. 부담감이 있지만 입장권 판매율이 좋은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이번 공연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늘 음향에 많은 신경을 쓴다. 많은 공연장을 다녀봤지만 음향시설이 안 좋으면 느낌이 잘 안 온다. 그 뒤에 비주얼과 특수효과 등을 확인해 완벽을 기한다.

-6월 미주지역 투어가 남아있지만 8개월에 거친 막바지 일정이다. 시작했을 때와 비교한 지금의 느낌은 어떤가.

▶무대 위 내 모습이 많이 보강이 됐다. 또 라이브쇼가 뭔지 깨달았다. 무엇보다 미국 투어에 앞서 내 단점을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시드니 공연이 조금은 성공하지 못한 공연이라 하는데.

▶늘 시행착오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 십번의 공연을 하며 최소 4000석 규모에서 이제 기본 2만석의 공연을 한다. 당연히 시행착오는 생긴다. 그동안 기대 이상으로 잘해왔지만 시드니 공연은 우리 스태프가 아닌 제 3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힘들었다. 그것을 토대로 많이 배웠다.

-스피드레이서 출연 결정과정과 소감을 말해달라.

▶‘스피트 레이서’ 출연은 굉장히 꿈같은 일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전에 제작발표를 위해 5월말 유럽으로 넘어간다. 수잔 서랜든 등 다른 배우들과 기자회견을 한다. 또 이에 앞서 워쇼스키 형제를 만났는데 꿈같은 시간이었다. 영화 ‘매트릭스’를 워낙 좋아하고 동경했다. 만나보니 어디서는 볼 수 없는 굉장히 좋은 것들을 많이 설명하고 보여줬다. 더 구체적인 것은 차후에 더 말씀드리겠다.

-2006년 1월 일본서 데뷔 싱글을 냈지만 인기에 비해 판매량은 부진하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난 욕심이 많다. 싱글을 내려하면 좋은 드라마가 나오고 또 한국에서도 싱글을 내야했다.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에서는 나를 모든 사람들이 알 정도지만 일본은 아니다. 제대로 한번도 활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일본이 아닌 미국을 택했다.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질문으로 밤잠을 설쳤다. 일본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 미국을 택했고, 미국에서 잘되면 일본에서도 잘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결정의 순간이 많았을텐데 늘 본인의 의지로 판단했나.

▶혼자 한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꾸준히 질문한 사람이 박진영 형과 홍승성 대표다. 이들을 통해 이런저런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JYP 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게 확실해 졌다. 결정의 순간 고민된 점은 없었나.

▶아주 이별은 한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휴식을 하면서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결정하고 싶다. 그동안 진영이 형은 자립심을 키워주셨고, 음식을 먹는 법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줬다. 그동안 형이 나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제는 형에게도 시간을 주고 싶다.

-비 영입설 때문에 주식시장이 요동친다.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내 이름 때문에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내리는 것으로 괜히 피해를 분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었을 때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말을 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일에만 충실하고 싶다.

-가수이자 배우로 성공했다. 혹시 제작자 욕심은 없나.

▶언젠가 도전해 보고 싶다. 다만 지금은 내 앞가림도 못하지만 자신 있을 때 프로듀서를 꼭 해보고 싶다.

-음악적으로 본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싶은 게 있다면.

▶1,2,3집을 보면 박진영이 형의 느낌이 많이 난다. 정말 좋은 곡들이 많고 나는 그 곡들 때문에 무대에서 뭔가 펼칠 수 있다. 무대 비주얼 때문에 음악성이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토크쇼서 비를 패러디했는데 어떤가.

▶감동스럽고 고맙다. 영어 공부하며 즐겨 보던 프로그램인데 내가 나와 진짜 놀랐다. 마돈나 린제이 로한 등 수많은 팝스타들만 패러디하는데 나 역시 대상에 올라 좋다. 왜 나 역시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불렀을 때 많은 연예인들이 패러디하지 했다.

-국내 음반 계획은.

▶아직 없다. 지금 닥쳐온 일들 때문에 계획은 없다. 언제할지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

-생을 어떤 모습으로 마감하고 싶나.

▶나는 팬층이 20대부터 70대까지 광범위하다. 그분들이 더 나이가 들었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옛날에 비란 멋진 가수가 있었는데’라는 말을 하도록 만들고 싶다. 이런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비를 닮고 싶어하는 국내 연예인들이 많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배경과 힘들었을 때 극복한 방법은.

▶비를 좋아해서 간다. 무엇보다 자기와의 싸움이다. 이것을 이기지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사실 처음에는 배고픔 때문에 했다. 또 두 번째는 어머니 병원비 때문에 했다.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말해달라.

▶영화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시작을 운 좋게 박찬욱 감독과 했다. 돈을 생각했다면 CF를 더 찍고 해외활동을 했을 것이다. 사실 ‘스피드 레이서’ 전에 2편의 영화제의가 더 있었다. 하나는 내가 주연이었지만 언어도 잘 안되는 상태에서 극을 이끈다는 게 힘들다고 판단했다. 상업적인 영화의 주인공보다는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하고 싶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안소봉 씨와의 만남에 대해 말해달라.

▶그들이 보낸 편지를 봤다면 누구나 당연히 한번은 찾아갔을 것이다. 사람이라면 가는 게 도리다. 나는 무엇보다 아픈 사람의 고통과 치유과정을 지켜보는 이의 고통을 안다. 나 역시 간병인이었다. 그냥 일이 기사화돼 죄송하고 정말 (병을)이겨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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