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상반기 연예계 '위기는 희망이다'

연예부 / 입력 : 2007.06.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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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대단히 상투적이고 진부해보이는 이 말이 올해 상반기처럼 연예계 관계자들과 취재진에게 공감을 얻은 적은 없었다.


한국영화는 스크린쿼터 축소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대대적 공세 앞에서 관객을 빼앗기고 있다. 가요계는 수년 동안 이어져온 붕괴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연이은 표절 및 선정성 논란 등으로 시끄러웠던 방송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말과 탈이 많았다.

스타뉴스는 그 같은 의미에서 올해 상반기 연예계 다양한 이슈를 키워드로 정리, 결산하며 '위기'를 대표 키워드로 꼽았다.

하지만 그 위기의 척박한 현실 위에서 연예계는 또 다른 기운과 활력을 얻으려 하고 있다. 대중에게 웃음과 눈물과 감동을 줘야 할 의무와 책무로서 연예계가 키워갈 '희망'의 싹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그래서 스타뉴스는 또 '희망'을 또 다른 의미의 대표 키워드로 선정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부디 훈훈하고 따뜻하며 밝은 소식만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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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미드

'미국드라마'의 줄임말. 'CSI 과학수사대', '그레이 아나토미', '하우스' 등 전문직 드라마를 필두로 '밴드 오브 브라더스', '로마' 같은 대작, 정치적이면서도 새로운 소재를 다룬 '웨스트 윙', '24', '프리즌 브레이크'와 '로스트', '위기의 주부들' 등이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연이어 인기를 모았다.

멜로 퇴조

반면 한국 드라마는 1990년대를 휩쓸었던 트렌디 드라마를 비롯한 단순 멜로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MBC '가을소나기', '90일, 사랑할 시간' 등으로 서서히 그 조짐을 드러내온 멜로의 퇴조는 올해 상반기 SBS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에 미치다'와 '푸른물고기', MBC '케세라세라' 등이 줄줄이 저조한 시청률을 면치 못하며 바닥을 드러냈다.

장르드라마

한편으로 '미드'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빛을 본 시기이기도 했다. MBC '하얀거탑', '히트', '에어시티', SBS '외과의사 봉달희' 등의 전문직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며 호평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채업을 전면으로 다룬 SBS '쩐의 전쟁'이 한국식 장르 드라마의 새 장을 열고 있다.

무한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MBC '무한도전'의 새로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모자른 듯한 소위 '하자'있는 캐릭터 설정과 무정형의 진행, 유동적인 형식은 여타 프로그램들에도 영향을 끼쳤다. 또 '또 항의 들어올라', '인터넷 난리났던데' 식의 자막, 타방송사에 대한 거침없는 언급 등도 참신했다.

표절

상반기 최고의 인기를 모은 두 편의 드라마가 표절시비로 시끄럽다. SBS '내 남자의 여자'와 '쩐의 전쟁'이 그 것. 두 편 모두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타며 화제를 몰이를 했고, 또 표절시비에 나란히 휘말리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내 남자의 여자'와 '쩐의 전쟁'모두 표절시비로 법적 분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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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현행유보

지난 4월2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전격 타결되면서 양국은 스크린쿼터제도 상영일수를 현행 73일에서 더 늘릴 수 없게 하는 현행유보에 합의했다. 지난해 7월 기존의 146일에서 절반이 줄어든 일수로 시행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제는 이로써 더 이상 그 상영일수를 늘릴 수 없게 됐다. 한국영화계는 이에 거세게 반발했고 현재 한국영화의 '위기'가 더욱 고착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5월1일 '스파이더맨3'를 시작으로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그리고 '슈렉3', '오션스13'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화제작이 연이어 한국 극장가를 장악했다. 투자 위축과 스크린쿼터 축소 등으로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계는 이들 엄청난 물량 공세를 앞세운 할리우드 영화에 관객을 빼앗겼다. 여기에 28일 '트랜스포머', 오는 7월 '다이하드4',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판타스틱4:실버서퍼의 위협' 등이 개봉했거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장 장악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도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삶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이를 잃고 절망과 고통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어미의 모습을 처절한 연기력으로 그려낸 전도연에게 세계 최대 영화제는 여우주연상이라는 이름으로 호평했다. 해외 언론은 그의 연기와 영화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충무로 역시 일찌감치 그의 수상 소식을 기대했다. 영화계는 그의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과 수준을 다시 한 번 해외에서 확인하는 쾌거를 맛봤다.

할리우드 진출

한국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도 잇따랐다. 김윤진이 이미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전지현은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로, 장동건은 '사막전사'로, 정지훈은 '스피드 레이서'로 각각 할리우드에 첫 발을 내디뎠다. 박중훈 역시 '비빔밥' 촬영을 앞두고 있으며 하정우는 한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으로 호평받고 있다. 영화계는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아시아 시장이 커지면서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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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여풍

그 어느 때보다 여풍(女風)이 거셌다. 지난해 열린 주요 가요 시상식에서 본상을 받은 여가수는 ‘사랑안해’로 큰 활약을 한 백지영 뿐이었다. 그 외 여가수는 전무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솔로 변신에 성공한 서인영을 비롯해 아이비 채연 양파 진주 등 오랜만에 여가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에 KBS 2TV ‘뮤직뱅크’는 여자가수 특집편을 마련하기도 했다.

발라드

이와 함께 발라드 장르의 강세 또한 두드러졌다. 이기찬의 ‘미인’, 서인영의 ‘가르쳐줘요’, 박효신의 ‘추억은 사랑을 닮아’, 아이비의 ‘바본가봐’ 그리고 최근 6년 만에 돌아와 각종 음악 차트를 휩쓸고 있는 양파의 ‘사랑..그게 뭔데’까지 올해 상반기는 ‘발라드의 전성시대’였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싱글

가요계의 오랜 불황과 맞물려 올해 상반기에는 싱글 음반이 주류를 이뤘다. 기존에 앨범을 발매했던 가수들조차 앨범이 아닌 싱글로 컴백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비 절감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과 '돈만 밝히는 상술'이라는 비난이 공존했다. '어느 쪽이 옳다'는 단정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음반 제작을 위한 기초 비용조차 회수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요계의 위기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싱글 제작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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