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문화부장관 "한류 원조는 대발이 아빠"

[인터뷰]문화중심지 뉴욕에 4천만불 한류문화센터 건립추진

뉴욕=김준형 특파원 / 입력 : 2007.11.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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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와 HOT'

김종민 문화관광부장관의 '한류론(論)'에 따르자면 두사람은 우리나라 문화사에 획을 그은 '한류 원조'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문화의 중심지에 한국문화의 씨를 뿌리는 작업을 위해 4일(현지시간) 뉴욕을 찾은 김장관에게 한국문화행정의 책임자가 바라보는 '한류론'을 들어봤다.

김장관에 따르자면 한류는 한국의 '표현의 자유'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인들에게 가져다준 문화적 충격이다.

"등소평은 대약진 운동 당시 여성인력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자들의 가사노동을 거의 강제하다시피한 이후 중국의 남성들은 가사와 밥벌이 부담을 함께 짊어지는게 일상화돼 왔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빠'는 중국인들, 특히 남성들에게 잊고 있던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1997년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에서 방송되면서 한국문화의 충격이 전파됐고, 이때부터 '한류' 열풍이 시작됐다는게 김장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금도 중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한국드라마는 '사랑이 뭐길래'라는게 문화연예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HOT 역시 억눌려 있던 중국의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심어 줌으로써 한류문화의 폭발적인 확산을 가져왔다고 김장관은 덧붙였다.

김장관은 '이순재와 HOT'가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가능했던 이유를 '표현의 자유'에서 찾는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표현의 자유가 가장 높다. 문화적 표현의 대상에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천왕을 소재로 삼은 문화상품이나 언론보도가 금기시돼 있다. 중국 역시 당지배나 국가통합을 저해하는 주제를 다루는데 한계가 있는 등 사회·정치·문화적 제약으로 인해 창의성과 다양성을 갖춘 문화상품이 나오기 힘들다는게 김장관의 생각이다.

아울러 이같은 사회적 금기를 정면으로 다룬 한국작품들 역시 보이지 않는 제약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절대권력에 대한 조소를 담은 '왕의 남자'나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한 '태극기 휘날리며'가 이 지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다.

김장관은 농반진반으로 "앞으로 한류가 계속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사랑 가족 인간승리만 다뤄야 하는데, 정부가 그러면 '탄압'이라고 할거고..."라고 말을 맺었다.

한편, 정부는 한국 문화를 세계 문화 중심지에 알리기 위해 뉴욕 맨해튼에 한국문화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화원 자체건물은 수십년간 교포사회에서 제기돼온 숙원사업. 맨해튼 중심부에 제대로 된 건물을 마련하려면 건물값으로만 1억달러가 필요하지만 책정된 예산은 4000만달러. 김장관은 "문화적 효과는 물론 수익성 등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효과를 낼수 있도록 건물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5일 저녁 '코리아, 스파클링 인 뉴욕'행사를 주관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문광부 주최로 이날 열리는 행사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과 미국 정계 및 문화계 주요인사들을 상대로 전통공연과 B-Boy 공연, 만찬 등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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