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석 벤티지 대표 "영화계에 자극제와 기폭제가 되고 싶다"①

'다시 뛴다, 한국영화 2008' 한국영화 메이저 릴레이 인터뷰

윤여수 기자,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2.2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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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xanadu@>


2007년 한국영화계는 IMF 직후의 한국경제처럼 각종 위기설에 휘청였습니다. 거품으로 가득찼던 2006년의 직격탄을 받은 셈이지만 한숨과 걱정이 1년 내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영화인들의 노력 역시 눈에 띄는 한 해였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는 2008년 한국영화가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을 응원하며 한국영화 주요 투자배급사, 제작사 CEO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다음은 릴레이 인터뷰 명단)


1.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11월19일자)

2. 유정훈 쇼박스 상무(11월21일자)

3. 김광섭 롯데엔터테인먼트 대표(11월26일자)


4. 김승범 스튜디오2.0 대표(12월3일자)

5.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12월6일자)

6. 최용배 청어람 대표(12월12일자)


신생 영화 투자 및 배급사인 벤티지 홀딩스가 올 한해 한국영화계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영화산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메이저 투자사와 부분 투자사들이 지난해의 악몽을 떠올리며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 돈가뭄이 극심한 상황에서 벤티지 홀딩스는 공격적으로 영화 산업에 투자했다.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와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 이한 감독의 '내 사랑',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김상만 감독의 '걸스카우트' 등에 메인투자하는 등 벤티지 홀딩스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벤티지 홀딩스가 '내사랑'을 시작으로 배급업에까지 뛰어들자 영화계에서는 더욱 벤티지 홀딩스를 주목하게 됐다.

새로운 자금원에 대한 반가움과 함께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벤티지 홀딩스에 대한 루머도 상당히 나돌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이 창업 멤버이기에 대우그룹 비자금설부터 회사 자금 규모까지 갖가지 말들이 떠돌았다.

정의석 벤티지 홀딩스 대표는 "우리는 영화산업의 꿈과 희망을 보고 업에 진출했다"면서 "갖가지 소문은 120% 헛소문이다"고 단언했다.

-첫 영화인 '스카우트' 성적표가 나왔는데 소감은.

▶의외로 안된 영화에 선정됐으니 그나마 위로가 된다. 과거를 따뜻한 시선으로 본 작품인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됐다는 생각도 든다. 아프지만 많이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 '스카우트' 첫 주 스코어를 내 책상에 붙여놨다. 영화산업에 진출한 첫 성적표여서 이를 바라보며 초심을 잊지 않도록 계속 붙여놓을 생각이다.

-영화산업이 올해 부침을 계속하면서 벤티지가 '위기가 곧 기회'라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작년 9월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급속도로 어려워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 준비할 때부터 우리가 영화업에서 무슨 역할을 할 것이냐에 고민이 많았다. 메인투자를 하지 않으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코 어려워졌으니 들어가자 하는 생각은 아니었다.

-이병헌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와 한채영, 진구 등이 소속된 별난엑터스에 감독들과 작가 중심의 회사까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를 갖게 된 배경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브랜드가 곧 힘이다. 하지만 너무 강한 개성들이 뭉치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나기보다는 상충되면서 뿔뿔이 갈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준비하는 기간 감독과 배우, 작가까지 각자의 독립 브랜드를 보장하면서 비지니스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갖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벤티지 홀딩스와 손을 잡은 감독 및 제작사는 김현석 감독의 두루미필름, 김태균 감독의 캠프비, 한재림 감독의 캬라멜엔터테인먼트,'괴물'의 조능연 프로듀서가 대표인줄라이 필름과 작가들이 중심이 된 트레일린 노트 등이 있다.)

매니지먼트 역시 이제는 톱스타의 경우 '원맨 컴퍼니' 시대이다. 에이전시 역할을 함께 하면서 상부상조한다면 충분한 효과가 난다고 생각했다.

-벤티지 홀딩스의 자본 규모는.

▶각 100억원 가량의 홍콩 및 미국 펀드가 우리 회사에 투자했다. 우리의 시드머니도 비슷한 규모이다. 이수펀드에 250억원 가량 출자했으며, 한화펀드에도 50억원 가량이 출자됐다.

내년에 빅하우스라는 배급회사를 런칭하는데 3월께 300억원 가량의 펀드를 구성할 계획이다. 운영하는 규모는 600억원 가량이 될 것이다.

-벤티지 홀딩스에 관한 루머에는 대우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다. 올해 초 이 때문에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조사도 받았는데.

▶대우와 관련한 것은 120% 헛소문이다. 금감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은 영화 산업 특성상 작품이 아직 개봉하지 않아 수익이 없는 데도 비상장회사에 계속해서 돈들이 오고가니 주의 깊게 본 것이다. 그러다 창립 멤버 겸 현직 임원 가운데 김우중 전 회장의 아들이 있으니 조사를 하게 된 것이고. 하지만 조사 결과 전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 업에 뛰어들었고 투명하다. 나와 김 이사는 회사 법인 카드도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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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xanadu@>


-빅하우스로 본격적으로 배급까지 나선 배경은.

▶우리가 배급까지 한다는 것은 모든 리스크를 떠안겠다는 뜻이다. 배급을 현재처럼 부분투자가 경색된 상황에서 한다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다. 하지만 제작부터 배급, 마케팅까지 해야 시장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생각한다. 배급은 상위의 개념이 아니라 서비스이다.

-2008년 라인업과 목표가 있다면.

▶일단 2008년에는 시장에 안착하는 게 목표이다. 19일 개봉한 '내사랑'을 시작으로 10여편의 작품에 투자할 것이다. 김상만 감독의 '걸스카우트'에 메인투자로 참여하며, '추격자'와 '크로싱' 외에 강석범 감독의 '그들이 온다'와 이경미 감독의 '홍당무'가 내년 촬영에 들어갈 것이다.

또한 내년 3월께 정승구 감독의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한미합작 영화인 신정원 감독의 '차우'도 촬영에 들어간다. '차우' 같은 경우 미국에서 80% 가량 촬영된다. 류승완 감독, 장진 감독 등과도 작품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에는 제작비가 큰 작품은 없다. 평균 제작비 수준에서 제작할 것이다. 내후년에는 큰 작품들이 많다. 시장에서 신뢰가 쌓이면 이를 바탕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단독 배급은 내년이 될 수도 있고, 내후년이 될 수도 있다. 배급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면서 점진적으로 할 생각이다.

-최근 투자사들이 기획개발비를 줄이는 상황에서 작품 기획부터 관여하다보니 투자규모가 상당할 것 같다.

▶기획개발비를 모두 합하면 50억원 가량이 나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투자다. 그 동안 감독과 배우가 결정되면 펀딩을 했다. 그렇게 되면 좋은 영화를 제작하기가 어렵다. 좋은 작품을 위해 기본부터 다지는 데 충실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획개발비로 채무관계를 이루지는 않을 것이다.

-상장할 계획은 없는지.

▶당분간 상장은 안할 계획이다. 애초부터 머니게임을 하기 위해 영화업에 뛰어든게 아니다. 버블을 만들고 싶지 않다. 다만 빅하우스는 배급회사이다보니 수수료를 받는 수익원이 뚜렷하기 때문에 상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벤티지 홀딩스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한국영화산업에 자극제와 기폭제가 되고 싶다. 꿈이 있다면 물론 영화를 오래하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수익모델에 대한 제안도 상당히 들어온다. 하지만 모두 거절하고 영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물론 있지만 아직은 밝히고 싶지 않다. 그것이 완성되면 그 때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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